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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회의시간을 지키자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본회의가 시작된 오후 2시의 국회 본회의장은 비어있다. /여의도통신 김진석 | ||
"의원 여러분, 지금 본회의 상황이 '생방송'되고 있습니다. 신속히 입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국회에서 본회의가 열릴 무렵 심심치 않게 들려 오는 소리다. 본회의 시작 시간이 한참 지나도 회의를 열 수 있는 정족수가 되지 않자 의원들의 참석을 종용하는 방송이다. 보통 "의원 여러분 지금 곧 본회의가 시작될 예정이오니 입장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로 단순히 끝나기 마련이었는데, 최근 들어 '생방송' '신속히' 등의 단어가 들어간 것이다.
이렇게 안내 방송 멘트에 변화가 생긴 것은 바로 국회의원들의 게으름 때문이다. 최근 국회의원들의 회의 모습을 보면 단순히 '춘곤증' 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엔 지나치게 게으른 모습이 자주 눈에 띤다.
지난 4월 초 진행된 대정부질문에서는 다른 의원들의 질의 시간 동안 의원들 다수가 자리를 떠 남아 있는 숫자가 답변을 위해 입장한 국무위원 및 공무원들과 비슷해지는 기현상이 발생했었다.
이러한 현상은 상임위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즘엔 자리를 뜰 수 없는 위원장을 제외하고 겨우 3~4명의 의원만 참석해 회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의원들이 자신의 질의 시간에만 자리를 지킬 뿐 곧 자리를 비우고 말기 때문이다.
상임위에 참석해서도 조는 의원들이 많으며, 어떤 의원은 아예 회의 탁자에 엎드린 채 잠을 자다 찍힌 사진이 인터넷 매체에 보도돼 망신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의원들의 게으름은 때로 국회 활동의 본령인 입법 절차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상임위 법안 처리 과정에서 심의는 마쳤는데, 의원들이 자리를 지키지 않아 의결 정족수가 안 돼 잠시 정회를 한 후 '쉬고' 있는 의원들의 참석을 기다리는 모습은 흔한 일이 됐다.
요즘 세상은 꽃 천지다. 국회 주변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폈다가 진 후 분홍빛 진달래와 꽃사과나무, 겹벚꽃나무 등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런데, 다수를 이룬 초선 의원들의 열정과 성실성으로 싹을 틔우고 있던 17대 국회라는 꽃은 피기도 전에 지려고 하고 있다.
추신 = 이 글을 마치고 나니 막 국회 윤리특위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각종 회의에 반드시 참석하고 회의시간을 엄수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국회의원 윤리선언 초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초안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시간을 지킨 국회의원은 단 3명이고, 나머지 11명은 지각 또는 불참했다고 한다. 맙소사….
<여의도통신=김봉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