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여는 강연'은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듭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한국인간개발연구원(KHDI)의 조찬강연을 지상중계하는 코너입니다. KHDI가 지난 30년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7시에 한 회도 거르지 않고 1399회(금주 기준)나 진행해 온 조찬강연은 국내 최다 회수를 기록하며 최고 권위의 강연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8일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룸에서 이달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원장이 '행정중심복합도시와 지역균형발전'을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이 기사가 우리 지역 주민들의 교양 쌓기에 작은 도움이나마 되기를 바랍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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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한 조찬강연이 열렸다. 조찬강연에는 이달곤 서울대 행정대학원 원장이 나와 <행정중심복합도시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여의도통신 김진석 기자 | ||
이달곤 서울대 행정대학원장은 정부와 여야의 합의 하에 추진되고 있는 '행정중심 복합도시' 건설정책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부터 보냈다. 그렇다면 이 원장이 행정수도 위헌 판결 이후 정치권에서 진행된 후속대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 세계에서 1천만 이상의 인구가 모여 있는 거대도시(megalopolis)는 약 20개에 이르는데, 그 중에서도 12개의 도시가 아시아권에 위치해 있다. 일본의 도쿄 인구는 이미 3천3백만명을 넘어섰으며, 평지 위에 세워진 중국의 상하이도 도시 규모가 매우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베세토(베이징-서울-토쿄) 라인의 일원으로서 나머지 두 도시와 협력하며 경쟁해야 하는 운명을 가지고 있는 서울의 국제경쟁력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기구의 아시아지부가 사무 공간으로 주로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선택하는 상황에서 서울의 도시 기능이 더 약화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일본 경제의 오랜 침체도 도쿄의 도시 기능 정체 시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 원장은 지구적 관점의 측면 이외에도 정책을 추진하며 고려해야 할 기준으로 몇 가지를 더 거론했다. 그가 설명한 경제·산업적 측면, 사회·문화적 측면, 정칟행정적 측면의 요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매년 14∼15만명의 인구가 수도권에 유입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서울과 지역의 소득 격차가 빠른 속도로 가속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반드시 맞는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는 1970년대 이후 그 격차가 점차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전축(京田軸, 서울∼대전)의 성장잠재력이 어느 지역보다 우수한 상황에서 대전 북부권에 인접한 연기·공주에 인구 50만의 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것도 균형발전이라는 애초의 취지와 충돌한다고 판단된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지역적으로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된 것도, 지방자치제의 실시로 정칟행정적 분권화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것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 원장은 여기에다 최근 정치권에서 부상하고 있는 행정구역 개편 논의 때문에 분산정책 효과의 시계(視界)가 짧아졌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행정중심 복합도시 정책을 추진하며 4가지 질문을 던져볼 것을 제안했다. 첫째, 국토의 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에 효과적이며 부작용이 작은 정책인가? 둘째, 장단기 비용과 효과 면에서 정당화될 수 있으며 어떤 지역이나 집단의 이익을 극히 침해하지는 않는가? 셋째, 어떤 정책과 결합될 때 그 효과를 배증시키고 부정적인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가? 넷째, 현재 결정된 위치가 가장 적절한가? 그러면서 그는 이런 '소견'을 밝혔다.
"행정중심 복합도시를 다른 기능을 포함하여 건설하는 경우에 그 자체만으로는 분산이나 균형의 효과는 아주 적을 것이다. 그러나 공공 부문 시설의 분산, 행정구역의 개편, 국토계획의 획기적 수정, 기업도시와 혁신도시 건설 등 일련의 정책을 활용할 경우에는 장기적으로 분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에서 지적했던 대로 수도권의 경쟁력이나 효율성의 문제는 부담으로 안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균형발전의 개념을 단순히 중앙 대 지방, 양적 성장 대 질적 성장, 수도권 일극 집중 대 지역 다핵 분산 등과 같은 대립적 구도만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균형발전이라는 높은 이상을 실현하는 것은 좋으나 현실적 가능성과 수단 선택의 전문성에 대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지방분권의 시각에서 볼 때 이 원장의 주장은 귀에 거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가장 적합한 대안을 찾아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는 넉넉한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한편 앞으로 5월 한 달 동안 진행될 인간개발연구원 조찬강연의 일정과 주제와 강사는 각각 다음과 같다.
△5월 4일: 한국 현대사를 말한다-역사를 움직이는 사람과 건설하는 사람(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5월 12일: 한국경제와 과학기술의 뉴패러다임(오명 과학기술부 장관) △5월 19일: 국가경제의 역동적 성장과 기업 기술혁신 지원정책(박봉수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5월 26일: 한국 노사관계의 현황과 과제(김대환 노동부 장관) (전화문의 02-2203-3500)
<여의도통신=정지환 기자>
▲ 서울대 공학과 졸업
이달곤 원장의 이력서
▲ 서울대 행정학 석사
▲ 미 이스트캐롤라이나대 정치학 석사
▲ 미 하버드대 정책학 석·박사
▲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원장
▲ 21세기 위원회 위원, 공기업 평가위원
▲ 한국정치학회 상임이사
▲ 한국정책학회 총무위원장
▲ 한국행정학회 연구위원장
▲ 한국협상학회 회장
▲ 국방부 자문교수, 내무부 자문교수
▲ 행정자치부 정책자문위원
저서: 노사협상전략, 한국의 과제와 전망, 지방정부론, 세계화시대의 국가정책(공저)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