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수업 빼먹은 학생'과 뭐가 다른가

지난 2일은 월요일이었다. 평일인 이날 열린우리당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당 소속 보좌진들과 함께 단합 체육대회를 열었다.

이날 체육대회에는 건강보험공단, 심사평가원, 연금관리공단 등 산하기관 직원들도 참석했다.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산하기관 연합 축구팀과 축구경기, 족구, 이어달리기 등의 경기를 치렀다.

이날 사용된 일부 체육기자재 등은 산하기관인 건강보험공단이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한 사람은 의원과 보좌진, 산하기관 직원 등 50여명. 보건복지위 소속 중에는 이기우, 김선미, 김춘진, 이석현, 장향숙 의원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은 체육대회가 끝난 뒤 이날 새벽까지 질펀한 뒷풀이를 벌였다.

국회 회기 중에, 국가의 녹을 받는 공직자들(정치인들도 국가로부터 세비를 받는다는 점에서 엄밀한 의미에서 공직자로 볼 수 있다)이 평일 오후에 체육대회를 열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될 만하다.
게다가 상임위 산하기관 소속 직원들까지 불러놓고 일부 물품까지 후원받은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보건복지위에는 국민연금법을 비롯해 100여개의 법안이 산적해 있다. 국민연금법은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여야간 입장 차이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임시회에서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이 연금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학생(국회의원)들이 수업(상임위)까지 빼먹으면서 술판을 벌인 것에 대해 국민들은 과연 어떤 판단을 할 것인가. 사정이 이런데도 일부 참석자들은 별다른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야당과의 전의를 다지기 위한 '단합대회'까지 트집잡는 기자를 세상 물정을 도통 모르는 고지식한 샌님으로 보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storykim@suwonilb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