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잠 좀 잡시다

취침전 술 한잔 금물 … 불면증 더욱 악화시켜심장·담 보강, 화 가라앉히는 한방치료 효과

   
▲ 김정희 본지 한의학 전문위원(한의사)
수면이란 인간의 3대 욕구중의 하나이자 건강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다. 잠을 쫓아가면서 공부하는 고시생들이 볼 때는 잠이 안 온다는 것이 부럽다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만 잠을 못 자는 환자들은 이러한 고통을 ‘고문’이라고 표현을 한다.

밤에 윗층에서 조금만 떠들어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성격이 괴팍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불면증으로 인한 괴로움이 그만큼 절박할 수도 있으므로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인생의 1/3을 잠으로 보낸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많은 시간을 잠으로 보내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잠은 회복과 충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간이며 1/3을 잠에 투자함으로써 나머지 2/3동안의 활동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한방에서는 자연의 리듬에 따르고 순응하는 것을 건강의 기본원칙으로 삼고 있다. 해가 떴을 때는 활동을 하면서 밖으로 기운을 발산해야 하고, 해가 졌을 때는 휴식을 취하면서 기운을 안으로 갈무리해야 한다.

인간은 수십만년 동안 이러한 리듬을 잘 유지해 왔다. 그러나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한 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게 되면서 자연의 리듬이 깨어져 버렸다. 불면증은 자연의 리듬을 잃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불면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면제에 의존한다면 약을 먹는 동안은 수면이 개선될지 모르지만 복용을 중단하자마자 불면증은 되살아난다.

대부분 항불안제로 팔리는 수면제는 6주 이상 계속 복용할 경우에는 의존성이 생겨 효과가 떨어지며, 항우울제는 신체적 의존을 일으키지 않아 불면증 환자에게 많이 처방되는 경향이 있지만 낮 동안의 숙취 현상이 생기고 심리적 의존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한방에서 보는 불면증의 원인은 다양하며 그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각기 다르다. 선천적으로 담이 약하고 예민하거나, 분노나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홧병이 있거나 지나친 근심걱정으로 인해 심비혈허(心脾血虛)상태 된 경우에 불면증이 나타나기 쉽다.

치료는 심장과 담(膽)을 보강시키는 방법과 음혈(陰血)을 자양시키면서 화(火)를 가라앉히는 치료법을 환자의 상태에 맞게 사용한다.

불면증 환자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있는데, 바로 술을 한잔씩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술은 처음에 잠이 드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알코올은 수면 중에 대사되면서 수면을 방해해 자주 깨게 만든다. 또한 습관적으로 술을 마시게 되면 불면증을 더욱 악화시키게 되므로 절대로 술에 의존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