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풍경] "속기사 업무량 3∼4배 늘어났다"

국회를 출입하는 언론사 기자들은 주로 본청에 있는 기자실에서 지낸다. 반면에 '풀뿌리언론의 국회특파원'을 자임하는 여의도통신 기자들은 의원회관을 주요 취재공간으로 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의원회관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사건과 풍경을 다른 언론사에 비해 좀더 자주 목격하게 된다. '여의도 풍경'은 그런 소식을 미주알 고주알 독자에게 전달하는 코너이다. 오늘은 여의도통신 기자들이 만난 한 속기사(중년 여성)의 하소연을 직접 화법으로 소개한다.

●"현재 국회에 소속된 속기사는 70∼80명 정도 된다. 연령별로 보면 10년차가 되는 30대와 40대가 주축이고, 그 위 아래로 50대와 20대가 포진해 있다. 속기사의 업무는 크게 채록(속기)과 편집(정리) 분야로 나뉜다. 주로 채록은 20∼30대가, 편집은 40∼50대가 맡는다. 일반인이 흔히 보는 국회 속기록이라는 것은 편집된 후자를 가리킨다. 참고로 편집에는 교정과 교열도 해당된다.

과거 국회에선 1년 동안 정기국회 1회, 임시국회 1∼2회가 고작이었다. 그래서 연말이 되면 쉬면서 재충전할 여유는 있었다. 그런데 17대 국회 들어와서 속기사 업무량이 폭주하고 있다. 16대부터 서서히 업무량이 늘어나더니 17대부터는 아예 거의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임시국회만 해도 두 달에 한번씩 열리고 있으며, 특위는 정신 차릴 수 없을 정도로 자주 열린다. 과거 국회에 비해 업무량이 최소 3∼4배는 늘어난 것 같다."

   
●"편집 작업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채록 작업이 계속되고, 편집할 업무는 자꾸만 쌓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속기사의 건강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오후가 되면 눈에서 진물이 나고, 쌓이는 자료를 계속 보다가 눈동자의 실핏줄이 터진 사람도 있다. 심지어 임신 중에 과로로 유산한 속기사도 있고, 20대 신입 사원 2명은 너무 힘들다고 아예 사직서를 내기도 했다. 어찌 보면 속기사 중 국회는 안정적 직장인데, 사직서 낸다는 것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다. 최소한 인원을 2배로 늘려야 하는데, 아무도 말하지 못하고 있다. 인원을 충원해야 한다고 하면 아마 언론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여의도통신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