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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통신 정지환 대표기자 | ||
생물학과 사회학의 대화를 끊임없이 모색해왔던 생물학자 최재천 서울대 교수가 우리 사회에 던진 화두이다. 최고의 뉴스 메이커로 떠오른 황우석 교수와 공동으로 <나의 생명 이야기>를 저술하기도 했던 최 교수가 최근에는 독자적으로 <인생을 이모작 하라>는 저서를 내놓았다. 그리고 그는 저서와 같은 제목의 강연을 미래포럼 강연회와 교육방송(EBS) 5부작 특강 등에서도 잇따라 선보였다.
이모작(二毛作)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동일한 농장이나 농지에 두 종류의 농작물을 l년 중 서로 다른 시기에 교대로 재배하는 농법"이라고 되어 있다. 예컨대 논에 여름에는 벼를 재배하여 가을에 수확하고 난 뒤 그 자리에 보리나 유채를 심어서 봄까지 재배하는 방식이 이에 속한다. 최 교수는 이러한 '이모작 패러다임'이 동물 사회, 특히 우리 사회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모작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50년이 되면 한국 전체 인구 중에서 65세가 넘는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한다. 좀더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현재 9.1%에 이르는 노인 인구 비율이 2050년에는 37.3%로 급증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전망이 그대로 실현될 경우 경제 활동을 하는 인구 10명이 노인 7명을 부양해야 하는 끔찍한 결과가 초래된다.
문제의 심각성 때문인지 국회도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다. 지난 4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통과시킨 데 이어 '저출산고령화대책특위'를 구성한 것이다. 국회는 고령화가 "향후 노동력 부족, 재정수지 악화, 사회복지 비용의 부담을 둘러싼 세대간 갈등, 경제성장률의 둔화 등 사회경제적인 안정성을 해치고 국가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바로 이런 묵시록(默示錄)의 상황 속에서 최 교수는 선지자(先知者)처럼 우리 사회 구성원 각자에게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인생 체제는 근육이 지배하는 '번식기'와 지식과 지혜가 지배하는 '번식후기'로 나뉘는데, '노인도 일해야 하는 시대'의 도래에 대비해 '건강하고 행복한 제2의 인생기'를 살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라는 게 그의 외침이다. 마침 박노해 시인이 보내준 '솔개는 제 부리를 깬다'는 시가 있어 여기 그 전문을 소개한다.
"창공에 솔개 한 마리 유유히 원을 그리면/온 마을 짐승들이 숨어들기 바빴지//솔개는 40년을 날아다니다 보면/서슬 푸른 발톱과 부리에 힘이 빠지고/깃털은 두꺼워져 날기조차 힘이 든다지//몸이 무거워진 솔개는 험한 산정으로 올라가/절벽 끝 바위를 쪼아 낡아진 부리를 깨고/밤마다 굶주린 창자로 홀로 울부짖는다지/새 부리가 돋아나면 그 부리로 발톱을 뽑아내고/두꺼워진 깃털마저 다 뽑아낸다지//그렇게 반년의 처절한 환골탈태 수행을 거치면/솔개는 다시 힘찬 날갯짓으로 창공을 떠올라/새로운 30년을 더 서슬 푸르게 살아간다지//모두가 잠든 한밤중/타악- 타악-/절벽 끝에 제 부리를 깨는/솔개의 소리 없는 새벽울음"
정지환(여의도통신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