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바꾸는 ‘새로운 시선’

[여의도통신 출범 1년 맞아 독자에게 드리는 편지]김진석 기자의 렌즈에 담긴 17대 국회 풍경들

   
▲ 여의도통신 김진석 사진기자
여기 한 사람이 있습니다.
여의도통신 사진기자 김진석 씨(31). 그가 바로 제가 오늘 수원일보 독자 여러분께 특별히 소개하려는 주인공입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치고 김진석 기자 얼굴을 모르면 아마도 간첩(?) 소리 듣기 딱 맞을 겁니다. 덩치 큰 수사자처럼 덥수룩한 갈기머리와 장비처럼 꺼칠꺼칠한 고슴도치 수염을 휘날리며(?) 수원 출신 의원 4명을 비롯해 국회의원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묵직한 카메라를 둘러메고 달려가는 그를 모른 데서야 어디 말이나 되겠습니까? 물론 최근에는 단정하게 이발과 면도를 하고 다녀서 자칫 못 알아보는 의원들도 있겠지만요.  

수원일보의 국회특파원인 여의도통신(다음부턴 줄여서 그냥 ‘여통’이라 부를게요)이 출범 한 돌을 맞았습니다. 여통 첫돌의 의미를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하다가 지난 1년 동안 김진석 기자의 렌즈에 담긴 17대 국회의 몇 가지 장면을 되돌아보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김 기자의 카메라가 향하는 그 시선(視線)에 여통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엉뚱한 그러나 대안의 눈

“김 기자, 지금 뭐 하고 있어?”

작년 6월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한 달이나 지각해서 개원한 17대 국회의 첫 작품(?)인 박창달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을 취재하던 김진석 기자는 다른 언론사의 사진기자들로부터 퉁명스런 질문을 받아야 했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이유가 있었지요. 수십 명의 다른 기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정한 방향으로 카메라 앵글을 맞추고 있었는데 김 기자만이 외롭게(?) 전혀 엉뚱한 방향을 향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던 겁니다.

다른 기자들의 카메라는 파문의 당사자인 박창달 의원과 신기남-천정배, 박근혜-김덕룡 의원 등 당시 주요 정당의 지도부를 향하고 있었습니다(1년이 흐른 지금도 문희상-정세균, 박근혜-강재섭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그 ‘지독한 관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요). 그러나 김 기자의 렌즈를 통해 클로즈업된 의원들은 그들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여통의 모니터 대상인 이기우(수원), 김광원(울진), 이용의(옥천), 우제항(평택), 류근찬(서천) 의원 등 9명이 그의 앵글에 잡힌 피사체(被寫體)였지요.

수원일보가 여의도통신에 참여한 이후 김진석 기자가 국회 본회의, 상임위원회, 의원 총회 등에 참석하거나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는 심재덕, 김진표, 이기우, 남경필 의원의 일거수일투족을 여타 의원들보다 중심에 놓고 카메라에 담은 것도 그러한 원칙의 연장선에 있음은 물론입니다. ‘잘 나가던’ 몇몇 의원을 제외하면 텔레비전의 9시 뉴스나 중앙일간지의 정치면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들이지요.

그것은 주요 정당의 당직자나 스타급 정치인에만 주목해온 기존 주류 언론의 정치부 기자와 전혀 다른 시선으로 국회와 정치를 바라보는 뉴 패러다임의 미디어와 저널리스트가 대한민국 언론판에 등장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그것이 ‘엉뚱한 시선’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은 동시에 ‘새로운 시선’이자 ‘대안의 시선’이기도 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정치 거물의 뒤통수를 찍다

   
▲<사진 1> 2004년 10월 6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서울시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가졌다. 열린우리당 우제항 의원이 서울시청에서 관제 데모를 지시했다는 문건을 입수해 이명박 시장에게 보이고 직접 이 시장에게 다가가 문서를 전달하고 있다. /여의도통신 김진석 기자
김진석 기자가 선보인 ‘엉뚱한 그러나 새로운 시선’의 전형적 사례는 작년 가을 국정감사 때도 연출된 바 있습니다. 그해 10월 6일 오전 10시 거의 모든 언론사 기자들이 서울시청 국감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시청에 대한 행정자치위 국감에서 이명박 시장과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이른바 관제데모 지시문건을 가지고 격전을 벌이는 ‘빅 매캄가 예상됐기 때문이지요. 당시 펜과 노트북과 카메라로 완전 무장한 대다수 기자들의 시선은 예외 없이 이명박 시장에게 집중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엉뚱하게도(?) 이 시장 뒤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기자가 있었으니, 김진석 기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습니다. 여통의 모니터 대상인 우제항 의원(평택)이 한 장의 문건을 들고 이 시장 앞으로 가서 설전을 벌이던 순간의 일이었지요. 중앙 정계에 전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초선 의원의 앞모습을 찍기 위해 대권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정치 거물이자 잘 나가는 뉴스메이커의 뒤통수를 무엄하게(?) 노출시킨 이 한 장의 사진에서 감히 여통의 정체성을 읽을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면 지나친 비약이 될까요(사진① 참조). 
     
여통 기자들은 모니터 대상 의원의 방을 거의 매일 방문하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보너스(?)로 의외의 현장을 포착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김진석 기자가 카메라로 우연히 포착한 몇 장의 사진도 그런 경우에 속할 겁니다.

 

   
▲ <사진 2> 2004년 9월 10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제250회 국회(정기회) 제 2차 정기회의가 열렸다.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국회 단상 앞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결사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나와 동료의원들에게 국가보안법폐지 반대 의사를 전하고 있다. /여의도통신 김진석 기자

작년 9월 10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장 단상 앞에서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국가보안법 폐지 결사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1인시위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해 취재 준비를 하고 있던 김진석 기자가 이 장면을 ‘리얼 타임’으로 포착했고, ‘가을만 되면 도지는 반공병’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만들어질 수 있었습니다. 당시 대다수 신문의 정치면을 장식한 1인시위 사진들은 사후에 기자들의 요청으로 다시 연출된 장면이라고 합니다(사진② 참조).

   
▲ <사진 3> 2005년 1월 4일 오후 광화문에 위치한 한 서점에서 열린우리당 천정배 전 원내대표가 수행원 한명과 함께 영어책을 고르고 있다. 우연히 만난 천정배 전 원내대표는 기자에게 "영어공부 좀 하려고 나왔다"며 이야기 했다. 천정배 전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새벽 잔여임기 4개월을 남기고 원내대표직을 사퇴를 했다. /여의도통신 김진석 기자

여통 기자들에게는 일상적 생활도 취재의 연장이 됩니다. 지난 1월 4일 오후 김진석 기자는 아들 연욱이에게 선물할 동화책을 사러 교보문고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김 기자의 시선에 천정배 의원이 수행원 한 명과 함께 책을 고르고 있는 장면이 우연하게 포착됐습니다. 천 의원은 김 기자에게 “영어공부 좀 하려고 책을 찾으러 나왔다”고 서점 나들이 이유를 밝혔고, 김 기자는 천 의원의 양해를 구한 뒤 조심스럽게 카메라를 꺼냈습니다. 천 의원은 그보다 나흘 전인 1월 1일 새벽에 잔여 임기 4개월을 남긴 채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고 은둔에 들어가 있던 상황이었지요(사진③ 참조).

한국 정치의 새벽을 깨울 터

김진석 기자는 오마이뉴스에 인기리에 연재됐던 포토뉴스 ‘새벽을 여는 사람들’을 취재해서 보도한 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 기자는 이 코너에서 우유배달 아줌마, 수산시장 경매원, 고속도로 순찰대원, 산부인과 분만실 간호사, 신문사 윤전기 기사, 연탄 배달원, 밤무대 가수, 제빵사, 철도원 등 주로 새벽에 일어나 땀흘리는 보통 사람들의 진솔한 삶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김 기자가 그런 보통 사람들의 ‘작지만 소중한’ 민심(民心)을 등에 업고 한국 정치의 새벽도 깨워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진석 기자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그쳐야겠군요. 물론 지금까지 수원일보 독자 여러분께 들려드린 내용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여통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읽어볼 수 있는 중요한 ‘단면도’가 될 수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여통이 수원일보의 국회특파원으로서 제대로 활동하는지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마치 여통이 심재덕, 김진표, 이기우, 남경필 의원을 그렇게 해왔듯이 말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고요.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지금까지 여통 대표기자 정지환이었습니다.

<여의도통신=정지환 기자>   


                                    [여의도통신이 걸어온 길]

▲2003년

    11월 28일 옥천신문서 ‘정치개혁과 풀뿌리언론의 역할’ 주제로 토론
    (풀뿌리언론 종사자 20여명 참석) 

▲2004년

 5월 - (가칭)여의도통신 공동 추진에 합의
            (1차 운영회의: 수원일보, 옥천신문, 뉴스서천, 평택시민신문, 울진21 참석)
 6월 - 국회의원 모니터 취재 활동 개시
 9월 - 여의도통신 홈페이지(ytongsin.com) 오픈
           여의도통신 주식회사 창립총회 개최
           (정관 승인, 이형모 회장. 오한흥 대표이사. 이호진 외 5인 이사 선임)
10월 -  여의도통신 주식회사 법인 설립 완료
11월 -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 강사 초빙 회원사 공동학습 개시
12월 -  NGO 의원 5명 모니터 취재 활동 개시


▲2005년

1월 - 본점 이전(옥천읍 금구리 1-3 건우빌딩 4층)
         상주시민신문, 부천자치신문, 영주시민신문 가입
3월 - 2004년도 주주총회
         장성군민신문, 영광21 가입
4월 - 군포시민신문, 담양주간신문 가입
6월  -양산시민신문, 백제신문(공주권) 가입

 

▲여의도통신에 참여한 풀뿌리언론

회원사 대표 전화 주소
수원일보 이호진 031-223-3633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036-5
시민의신문 이형모 02-765-1414 서울시 종로구 권농동128 태산빌딩 4층
옥천신문 이안재 043-733-7878 충북 옥천군 옥천읍 금구리 1-3 건우빌딩 4층
뉴스서천

양수철

041-951-8232 충남 서천군 서천읍 군사리 693-1
울진21 김정 054-783-9292 경북 울진군 울진읍 읍내리 689-9
평택시민신문 김기수 031-657-0550 경기도 평택시 비전동 759-17
상주시민신문 윤문하 054-536-3131 경북 상주시 남성동 105-12 대흥빌딩 5층
영주시민신문 민병호 054-634-1800 경북 영주시 가흥 1동 1454-23
장성군민신문 장홍기 061-392-2041 전남 장성군 장성읍 영천리 970-8
영광21 김세환 061-352-2701 전남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174-3
군포시민신문 장원철 031-396-6943 경기도 군포시 당동 903-4 유니빌딩 4층
담양주간신문 한봉섭 061-383-2772 전남 담양군 담양읍 백동리 270-3
백제신문(공주권) 유광선 041-857-3006 충남 공주시 옥룡동 45-1 2층
양산시민신문 김명관 055-362-6767 경남 양산시 북정동 554-12 2층

* 시민의소리(광주권)와 새여수신문은 현재 가입 의사를 밝힌 상태이며, 조만간 모니터 활동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