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자치 제도를 바꾸려는 정치권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지방자치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계속적인 논의를 거치고 있다. 전국 시장구청장협의회는 이미 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를 제한한 현행 법 규정에 대해 위헌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여야는 모두 현행 지방자치 제도의 대폭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자치단체장 정당공천, 자치단체장 3선 연임 제한, 자치단체장 후원회 허용, 지방의원 유급화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 입장이 다르다. 여기에서는 한나라당 입장을 중심으로 여야의 차이를 살펴본다.<편집자주> |
◇ 자치단체장 정당공천 = 한나라당의 당론은 자치단체장에 대한 공천권이 정당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논리는 지방의 재정자립도 등 제반조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서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간 비율이 8:2 정도인데, 이는 국가가 세를 많이 거둬서 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물론 열린우리당은 '정당공천=정당헌금'이라는 비리공식을 없애기 위해서는 지방자치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처럼 자치단체장 정당공천을 배제해야 한다고 당론을 정했다.
하지만 김충환 한나라당 지방자치위원장은 13일 여의도통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과 일본의 경우 국세와 지방세간 비율이 5:5로서 지방의 재정자립도가 어느 정도 이뤄졌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만약 열린우리당 안처럼 정당공천을 배제하면 지방의 재정 의존성 때문에 중앙의 지방통제가 더 심화 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특히 역사적으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 숫자가 적은 당이 '정당공천 배제'카드를 내밀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재 한나라당이 149명(광역 11명, 기초 138명), 열린우리당이 35명으로 열린우리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불리하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정당공천 배제를 들고 나선 것이라는 게 한나라당 측 입장이다.
◇ 자치단체장 3선 연임 제한 = 한나라당은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 자치단체장 3선 연임 제한을 당론으로 정했다. 한나라당은 만약 3선 연임 제한 규정이 없다면 자치단체장의 권한이 커져서 토호세력화 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3선의 구청장 출신인 김충환 의원은 이러한 당론에 거스르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현행 3선 연임 제한 제도에 대해 특정인의 공무담임권을 박탈하고 주민의 선택권을 제약한다며 열린우리당 지방자치특위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열린우리당 입장은 3선 연임 제한을 뒀지만 그 이상 당선된 비율이 14%에 불과해 연임 제한 규정이 유명무실할 뿐만 아니라 지역을 위해 일을 잘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자치단체장 후원회 허용 =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 선거 입후보자에게 1회에 한해서 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모두 찬성하고 있다.
고양시, 부천시, 성남시 등 수도권 도시의 경우 현재 국회의원 수는 4명인데, 자치단체장은 1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선거비용 제한 액수가 국회의원의 경우 1억1천5백만원에서 3천만원(선거시)으로 돼 있는데, 자치단체장은 1억5천만원으로 돼 있다.
수도권의 경우 자치단체장 선거 시 인구비례로 보면 국회의원 4명에 해당하는 비용인 2배에서 4배까지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자치단체장 월급을 받아서는 도저히 그 선거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모 의원은 "만약 자치단체장 후원회를 허용하지 않으면 그것이 바로 자치단체장의 비리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 지방의원 유급화 = 이 역시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간에 일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방의원 수와 선거구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를 두고서는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나라당의 비공식 입장은 광역의원의 수를 줄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 국회의원 1명당 광역의원 수가 2명인데, 만약 광역의원 수를 줄이게 되면 국회의원과 광역의원이 각각 1명씩 돼서 대표성의 차이가 안 난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한나라당 의총에서 광역의원 수는 그대로 두고, 지방의원 수는 20% 축소하자는 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후 정개특위는 광역과 기초의원 비례대표 수를 늘리라고 권고한 바 있다.
<여의도통신=장성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