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민으로 돌아올 날을 기대하며’

[이사람] 장애인 수영선수 김진호군과 가족

올해로 세번째를 맞이하는 수원시장배 장애인수영대회에 참가 선수 모두가 주인공이지만 여기 또다른 주인공들이 있다.

   
▲ 제 3회 수원시장배 전국장애인수영대회에서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김진호군(부산체고 2년)
부산체육고에 2학년에 재학중인 김진호(19)군과 김군의 부모인 김기복(47)씨와 유현경(45)씨.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흥행을 석권한 영화 '말아톤'의 실제 주인공인 배형진씨 못지 않게 김군 역시 공중파 다큐멘타리 방송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스타’이다.

김군은 발달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부모와 학교의 엄격하고 애정어린 교육을 통해 수영선수로 활동하고 있어 깊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김진호군은 선수가 아닌 자원봉사자로 대회 진행 요원으로 부모님과 함께 참가했다.

그런 김군의 가족이 한때 9년간 ‘수원시민’였던 때가 있었다. 김진호군은 수원중앙기독초등학교와 수원북중을 거치며 꾸준히 수영 운동을 해왔다.

김군의 가족이 본의 아니게 ‘이산가족’이 된 것은 역시 김군의 중학교 졸업 이후 닥치게 된 교육문제 때문.

“억지로라도 도내 학교로 진학할 수는 있었죠”

수원북중을 졸업하며 수원에 소재한 고등학교로 진학코자 한 것은 김군이나 가족에게는 당연한 소망이었다.

그러나 도내 체육고등학교로 진학하려던 계획은 여의치 않았다.

“사실 진호처럼 발달장애를 안고 있는 학생이 체고에 진학한 선례가 전무하다시피 했죠. 그런 이유 등으로 진호의 입학을 받아줄 학교를 찾는 게 어려웠어요.”

김군의 어머니인 유현경씨에 따르면 아들의 진학을 위해 애쓰던 가운데 한 장애인학부모단체가 힘이 돼 주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유씨는 진호의 입학을 흔쾌히 허용해 주는 학교에 입학하기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유씨는 단체의 힘을 빌어서라도 입학할 수는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면 학교와 진호 양쪽에 모두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진호가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한 곳으로 진학해야 계속 운동을 진행할 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발달장애를 겪는 진호가 체고에 입학한 선례를 남기자 이에 용기를 내서 운동을 시작하는 장애우 가정이 늘었다는 게 유현경씨의 설명이다.

“진호는 투명한 유리컵이자 거울”

   
▲ 김용서 시장과 환담하고 있는 김진호군 가족.
남모를 노력으로 진호를 교육시킨 김기복씨와 유현경씨와 대화를 계속 하는동안 문득 ‘두 분의 인상이 무척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는 발달장애인 자폐증세를 안고 살아가는 진호를 가르치면서 말할 수 없이 어려운 과정을 겪었을 부모의 얼굴에서 그동안 삶의 지난 과정을 읽으려 했었다.

유현경씨와 김기복씨는 진호를 키우고 가르치는 과정에서 오히려 진호에게 얻고 배운 게 많다고 말할 정도로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진호와 같이 발달장애를 겪는 아이들은 부모가 대하는 태도에 따라 그대로 결과가 나타나요. 마치 거울처럼요.”

즉 아이가 잘못했을 땐 정확하게 그 이유를 짚어주며 고쳐주면서 애정으로 이해하며 접근해야 한다고 김군의 부모는 입을 모았다.

“몸이 아파 가사일에 손댈 엄두를 못 내고 있을 때 진호가 어떻게 알았는지 묵묵히 설거지 할 때나, 함께 버스를 타고 가다가 진호가 슬며시 제 손을 잡고 애정표현 할 때는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먹기도’ 했었죠.”

유현경씨는 이미 <자폐아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라는 책을 펴냈을만큼 체계적인 발달장애아 교육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진호의 자활과 자립을 위해서는 50%는 운동교육, 나머지 50%는 사회화 적응 교육에 할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유씨의 조언이다.

“다시 수원 시민으로 돌아올 날을 기대합니다”

   
▲ 환영행사를 끝내고 김진호군 가족이 나란히 한 컷.
현재 김군의 어머니 유현경씨는 아들과 함께 부산에, 아버지 김기복씨는 직장관계로 안양에 있다.

게다가 김군은 오는 9월 체코에서 열릴 세계 장애인수영대회를 위해 맹훈련 중에 있다.

진호의 부모가 품고 있는 소망은 ‘운동과 사회화’라는 목표를 위해 중단없이 나아가는 것에 있다.

이번 체코 세계대회에 1천만원이라는 자비를 들여서 참가하는 것도 입상권에 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이다.

“장애아들이 고교 졸업 후 사회적 여건 등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운동’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가기가 부모에겐 지상과제일 정도입니다”

김군의 부모는 진호가 기업이나 지자체 산하의 실업팀에 들어가 계속 수영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그 목표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진호가 고교 졸업 후 다시 경기도로 돌아오길 바란다는 김기복씨의 희망처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박지성 선수 못지 않게 김진호군 역시 자랑스런 수원시민으로 돌아올 날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