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정개특위 정당공천 합의 파문

여당 의원 무기한 단식농성 등 반발 확산일부 단체장 탈당 경고 "상상도 못했던 일 벌어졌다"

   
▲ 28일 국회 기자실에서 전국기초의회 의장단이 정당공천 등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몇몇 의장들은 기자회견 내용의 불만을 표시하며 항의하고 있다. /여의도통신 김진석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24일 현행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중앙당 정당공천을 기초의원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 "지방자치를 후퇴시키는 결정"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당초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 배제를 당론으로 내걸었던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이 같은 내용에 반발, 소속 의원이 단식 농성에 들어가는 등 당내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정개특위 결정 백지화 때까지 단식"

열린우리당 지방자치특별위원장 심재덕 의원(수원 장안)은 28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정개특위의 정당공천 허용은 지방자치 발전을 후퇴시키는 결정"이라며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단식농성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국민의 70% 이상이 정당공천은 배제되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대통령도 선거공약으로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배제를 천명한 바 있다"며 "국회 정개특위의 결정은 국민의 대표라는 것을 망각한 것이요, 민주주의 원리에 역행하는 것이며 깨끗한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묵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단식농성중인 열린우리당 심재덕의원이 명상에 잠겨있다./여의도통신 김진석
이처럼 여당 내에서조차 정개특위 합의 내용에 반발하는 것은 그동안 열린우리당이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 배제를 당론으로 추진해 왔음에도 불구, 야당과의 논의 과정에서 당론과는 정반대의 결과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열린우리당은 당 차원에서 정당공천 배제 등을 내년 지방선거에 적용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심재덕 의원이 이번 정개특위 합의 내용에 대해 반발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감에 따라 기초의원 정당공천 허용 문제가 당내 갈등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당공천은 현대판 매관매직"

특히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회원 중 정당 소속 단체장들도 정개특위 합의 결과에 항의, 탈당 의사를 밝히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그동안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를 주장해 왔던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정개특위 결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협의회는 28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회 정개특위의 '정당공천 유지' 결정을 반대하고 졸속한 법안통과를 보류하고 정개특위 활동시한 연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국민의 70%가 반대하는 정당공천을 다시 유지하자는 것은 '깨끗한 정치'를 바라는 전 국민의 여망에 정면으로 배친된다"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탈당 등 특단의 결정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시도 대표단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정개특위 결정에 대해 "여야 밀실야합에 의해 풀뿌리 민주주의 근간인 기초의원마저도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하수인으로 전락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하며 지방자치 근간을 흔들려는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추진은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초의원 반발 확산

정개특위의 이번 결정에 직접적 당사자가 되는 기초의회 의원들도 정개특특위 결정에 반발하고 나서고 있다.

전남의 한 군의회 고모 의원은 "기초의원에 대해 정당공천이 허용되면 과거 지구당 위원장에 의해 후보가 낙점됐던 관행이 유지될 것"이라며 "국민의 뜻이 아니라 정당에 의해 인물이 선택되는 관행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28일 국회 기자실에서 전국기초의회 의장단이 정당공천등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몇몇 의장들은 기자회견 내용의 불만을 표시하며 항의하고 있다./여의도통신 김진석
고 의원은 "영남은 한나라당, 호남은 민주당이라는 정치적 구도 하에서 정당공천이 허용될 경우 지역에서는 인물이 제대로 뽑히지 않을 것"이라며 "패거리 정치가 재현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주용학 박사는 여의도통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정개특위 결정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며 지방자치와 국민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주 박사는 "학계와 시민단체와 국민 대다수의 의견을 외면하는 것은 국회가 입법권의 남용을 넘어서 입법권의 횡포를 부린 것으로 밖에 볼 수없다"며 "정치집단의 이해 관계에 따라 내려진 결정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