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오래되면 동반 질환 많고 치료 더뎌"

건선 피부염은 붉은 발진이 얼굴, 손발을 비롯한 전신의 피부에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건선은 특히 발생 초기에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만성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데, 얼굴이나 팔, 목 등 노출 부위에도 건선 증상이 잘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에게 큰 스트레스가 된다. 

또한 건선 피부염이 오래되 유병 기간에 길어질수록 다양한 질환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나 한층 더 주의가 필요하다. 

피부 건선의 유병 기간과 동반 질환 발생 사이의 상관 관계는 국내 건선 한의원 의료진의 연구 조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강남동약한의원 이기훈 박사와 양지은 박사가 파리 세계 건선 학회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건선 특성에 관한 포스터 논문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환자들의 경우 건선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고혈압, 당뇨, 갑상선 이상, 비염, 위염, 양성종양, 우울증 등 다양한 동반 질환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선 피부염 유병 기간은 평균 102개월에 달할 정도로 길었는데, 그 중에서도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유병 기간이 더 길어, 10년이 넘는 130개월에 달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건선은 적정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잦은 재발로 인한 만성화 단계로 접어들게 되면 동반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질 뿐 아니라 환자의 대인관계 위축이나 우울증, 불안증 등 심리적 문제로 이어지기도 하며, 치료 예후 역시 좋지 않은 경향이 있다. 

논문을 발표한 이기훈 박사는 "면역 매개성 질환인 건선은 만성 난치성 질환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건선 피부염 환자의 경우 심혈관계 질환의 확률이 높다는 보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이는 면역계의 오작동인 인체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건선을 단순한 피부 증상으로 생각해 방치하기 보다는 조기 치료로 면역계의 교란 현상을 바로 잡아 인체 전반의 건강을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기를 권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건선 피부염 유병 기간이 길수록 건선 증상이 심한 정도를 나타내는 PASI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을 오래 앓을수록 피부에 나타나는 발진, 가려움증, 농포, 착색 등의 증상도 심해지는 경향이 나타난 것이다. 

이번 이기훈 박사와 양지은 박사의 논문은 총 8년에 걸친 연구 및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인 건선 환자의 특징과 치료 실태에 대한 객관적 지표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저술됐으며 유병 기간과 동반 질환 외에도 성별 및 연령에 따른 분포, 가족력 등 건선을 다각도에서 분석한 점이 특징이다.

논문의 저자인 양지은 박사는 "건선 피부염은 단순 피부 질환이라기 보다는 인체 전반의 면역계와 관련된 전신 질환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건선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양 박사는 이어 "현재까지 다양한 건선 환자들의 사례와 치료법을 연구한 결과 건선 증상을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요인들로는 수면부족, 체력저하,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 건선에 해로운 음식 섭취 등이 있다"며, "무리해서 이들 모두를 일시에 개선하려 하기 보다는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개선해나가기를 권하며, 생활 관리를 넘어서는 심한 건선의 경우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전문적인 치료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