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범죄' 판친다

생필품에 새시ㆍ동파이프 등 건축자재 절도 잇따라

남의 집 새시나 공사현장의 자재를 훔쳐 고철로 내다 파는 이른바 ‘생계형 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계속된 경제 불황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16일 오후 4시께 고물상을 운영하는 A모(40ㆍ장안구)씨는 B모(27ㆍ팔달구)씨 집에 몰래 들어가 화장실 새시 창문 3개를 훔치려다 들켜 절도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또한 14일 새벽 4시께 권선구의 한 모텔 신축 공사현장에 쌓아둔 34만원 상당의 동파이프 자재를 훔치려던 C모(58ㆍ무직ㆍ서울 동대문구)씨가 검거됐다.

그뿐만 아니라 식료품과 같은 생필품을 훔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16일 밤 9시 30분 주부 D모(48ㆍ여ㆍ권선구)씨는 권선구의 한 소형할인점에서 벌꿀과 참기름 등 3만6천원 상당의 식료품을 훔치다 주인인 E모(50)씨에게 들켜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생계형 범죄의 특징이 고철로 판매할 수 있는 자재나 생필품을 훔치는 형태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남부서 관할 지구대의 한 경찰관은 “순찰 활동을 다니다 보면 얼마 안 되는 돈이라도 벌기 위해 저소득층과 고물상의 고철ㆍ폐지 수집은 거의 ‘경쟁’ 수준”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인계동 주변 유흥가에서 잔뜩 뿌려지는 각종 전단들은 이른 아침 환경미화원들이 미처 청소하기 전에 일부 주민들이 폐지 판매 목적으로 순식간에 수거해 가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실업극복재단 수원센터의 이상호 대표는 “생계형 범죄가 발생하게 된 본질과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고용 불안정 상황 해소와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의지와 계획을 갖고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