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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열린우리당 심재덕 의원이 전국 고속도로 화장실 점검에 나섰다. 경포대 해수욕장 화장실에서 이용고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심재덕의원. /여의도통신 김진석 기자 | ||
# 난생 처음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다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강릉 방향)를 찾은 열린우리당 심재덕 의원은 아무 거리낌 없이 여자화장실로 성큼 걸어 들어갔다.
화장실협회의 전국화장실 순회점검이라는 어깨띠를 두른 심 의원의 뒤를 이어 5명의 화장실 점검단이 화장실로 들어갔다.
"어머, 뭐야?"
갑자기 나타난 화장실점검단 일행에 여자화장실 안에는 작은 동요가 일어났다. 여자화장실 팻말 앞에서 잠시 망설이던 기자도 심 의원 일행을 뒤따라갔다. 이날 국회의원의 영동고속도로 화장실 습격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심 의원은 서울에서 왔다는 한 이용객과 인사를 나눈 후 화장실을 사용하는데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물었다.
비어있는 화장실 문을 열던 심 의원은 화장실 안에 놓여있는 휴지통을 가르키며 "휴지통을 없애야 악취가 나지 않는다"며 휴게소 관리자에게 휴지통을 철거해달라고 요구했다.
화장실협회 회장이기도 한 심재덕 의원은 지난 16~19일까지 전국 고속도로 화장실 순회점검에 나섰다. 공중화장실 이용실태를 점검해, 이를 국정감사와 관련 법안 준비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미 중부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화장실 점검을 마친 심 의원 일행은 19일 영동고속도로 휴게소 공중화장실 점검에 나선 길이었다. 이날 첫 코스로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를 찾은 심 의원은 직접 휠체어를 타고 다목적 화장실(장애인 화장실)를 이용하기도 했다.
#세계화장실협회 결성이 목표다 
▲ 19일 열린우리당 심재덕 의원이 전국 고속도로 화장실 점검에 나섰다. 영동고속도로 여주 휴게소에서 장애인 화장실을 직접 휠체어를 타고 체험하고 있다. /여의도통신 김진석 기자
"누구나 음식을 먹고 용변을 본다. 화장실은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이다. 냄새나는 화장실이지만 화장실을 문화의 공간, 휴식의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심 의원의 화장실에 대한 생각은 흔히 '뒷간'이라 불렸던 화장실을 '문화와 휴식의 공간'이라고 보는 데서도 알 수 있다.
1시간 가까운 여주화장실 점검을 끝낸 후 심 의원 차에 동승했다. 심 의원은 앞으로 세계화장실협회를 구성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누구나 이용하는 곳이지만 화장실이라고 하면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화장실에 대한 선입견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하는 심 의원은 세계화장실협회를 구성, 그 본부를 수원시에 두겠다고 밝혔다. 협회를 유엔 산하기구로 만들겠다는 포부까지 밝혔다.
심 의원은 11시 10분께 문막휴게소에 도착했다. 문막휴게소는 2000년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을 수상한 전력이 말해주듯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화장실 중앙에 꾸며 놓은 정원은 공중화장실은 지저분할 것이다라는 선입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심 의원은 화장실에 비치된 휴지통과 다목적 화장실 등까지 꼼꼼하게 이용객의 입장에서 점검했다. 문막휴게소에서는 휴지통 철거, 이동 공간 협소 등의 사항이 지적됐다.
#국회의원과 시장, 화장실에서 만나다
문막휴게소에서 강릉으로 다시 차를 돌렸다. 강릉 경포대 화장실 점검에 나서는 길이었다. 경포대 화장실은 지난해 화장실 점검단의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해수욕장 이용객의 편의를 위해 한 차례 개보수한 상태.
모래가 잔뜩 묻어 지저분했던 화장실 바닥은 말끔히 정리돼 있었고 화장실 벽면에는 멋들어진 한국화까지 걸려 있었다.
심기섭 강릉시장은 심재덕 의원의 '깨끗한 화장실 만들기' 취지에 동참, 강릉의 공중화장실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노력했다. 국회의원과 시장. 화장실에서 만난 두 사람은 한참을 화장실 이야기로 화제를 이어갔다.
오전 8시 30분에 수원을 출발했던 화장실 점검단은 오후 4시 30분께 강릉휴게소 점검을 마지막으로 나흘간의 화장실 점검 일정을 마쳤다. 수원에서 강릉까지 300km의 화장실 순회 일정이었다.
"이번 화장실 실태점검을 토대로 공중화장실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할 생각입니다."
화장실 점검을 마친 심재덕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화장실'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의도통신=김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