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기름값 싼 곳 없습니까?"
수원의 한 회사에 근무하는 김모(32)씨가 점심식사 후 사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내뱉은 말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기름값이 조금이라도 싼 곳을 찾아다니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현재 원유가(8월 25일 기준)는 배럴당 58.37달러(두바이유)로 1978년 2차 석유 파동(1980년 11월 24일 기준 배럴당 42.25달러) 보다 높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휘발유 값은 리터당 1천500원, 경유값은 리터당 1천200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실제 수원지역 144개소 주유소 중 40여곳을 조사한 결과 휘발유 값은 1천432원에서 1천527원, 경유값은 1천105원에서 1천195원으로 나타났다.
수원의 D통신회사에서 근무하는 백모(25)씨는 "잦은 외근으로 한달 평균 2천Km의 차량운행으로 기름값에 40만원을 쏟아붓고 있다"며 "이로 인해 단돈 1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 5일제 시행 후 자의든 타의든 주말외출도 잦아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가까운 교외로 간다 해도 5~6만원을 주유해야 한다"며 불평을 터뜨렸다.
또 이어지는 경기침체와 고유가 현상으로 가계가 어렵게 되자 차량운행을 아예 포기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선구 구운동 모 아파트 관리인 박모(56)씨는 "최근 들어 평일 낮에도 주차장에 차량이 많이 남아있다"며 "출근시간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 전보다 많은 주민이 몰려든다"고 말했다.
S사에 다니는 정모(27ㆍ여)씨는 "회사에 다니는 동안 힘에 부쳐 3년동안 저축해 최근 차를 구입했다"며 "그러나 차량 구입 후에도 기름값 때문에 주 1~2회만 운행하고 있다"라며 속상함을 나타냈다.
이와 관련, 일부 시민들은 보다 싼 가격에 주유를 하기 위해 불법인 줄 알면서도 휘발유보다 값싼 세녹스나 시너혼합유 등 유사휘발유를 사용하고 일부 석유제품 판매소에서도 유사휘발유를 판매하다 적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 김모(32ㆍ회사원)씨는 "휘발유 첨가제를 정상 휘발유와 섞어 사용하면 엔진에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솔직히 돈이 없을 때에는 유사 휘발유를 판매하는 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시의 단속으로 인해 유사 휘발유를 판매하는 곳마저도 찾기 힘들다"며 "기름값과 세금만 먹는 차를 아예 팔아버릴까 고민 중이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와 한국석유품질검사소에서 유사석유제품 단속을 벌인 결과 올해 수원지역에서 유사휘발유를 판매하다 적발된 건수는 13건에 이른다.(관련기사 본보 8월 30일자)
적발된 13건 중 4건은 과징금부과 등 행정처분과 고발조치됐으며, 9건은 현재 시료검사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