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장에 설치된 2개의 대형 모니터와 각 좌석에 배치된 364개의 소형 모니터가 일시에 내뿜는 열기 때문에 실내 온도가 4도나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본회의장 냉방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실외 온도가 28.5도였던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측정한 실내 온도는 30.8도였다. 본회의가 개회중이 아니어서 냉방은 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실내 공기와 외부 공기를 순환시켜주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내 온도가 30도를 넘은 것이다.
국회 설비과 관계자는 "모니터 설비 이전의 본회의장 실내 온도는 26~27도 정도였다"며 "일정 정도 모니터의 발열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실내 온도가 30도가 넘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 본회의장에는 발언자의 모습과 각종 도표를 표시할 수 있는 100인치 짜리 대형 모니터 2개와 15인치 액정 모니터 364개가 설치돼 가동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모니터 제작 업체 관계자는 "액정 모니터가 일반 모니터에 비해 발열량이 적은 것은 확실하다"며 "그러나 액정 모니터의 발열량을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IT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며 의욕적으로 출발한 디지털 본회의장이 실내온도 상승이라는 기상이변(?)의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 것이다.
국회 설비과 관계자는 "본회의장 실내 온도를 기준 온도인 24.5도로 맞추기 위해서는 6도 정도 실내 온도를 내려야 하는데 현재 국회 냉방 설비만으로는 기준 온도로 실내 온도를 맞추는 데 3~4시간은 소요될 것"이라며 "본회의 일정이 여야 합의로 갑작스럽게 잡힐 경우에 대비한 냉방 대책은 현재 없다"고 밝혔다.
냉방 전문가인 두원공과대학 건축설비과의 김영중 교수는 "540평에 높이가 18미터나 되는 공간의 실내 온도를 6도를 내린다는 것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작업"이라고 전제하고 "열을 내뿜는 각 모니터에서 열을 빨아들이는 설비를 구축하는 작업과 병행해 냉방 작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한편 국회 사무처는 지난 6월 내년 예산에 냉방 설비 교체 명목으로 12억원을 신청한 바 있다.
<여의도통신=유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