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을 여는 강연'은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듭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한국인간개발연구원(KHDI)의 조찬강연을 지상중계하는 코너입니다. KHDI가 지난 30년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7시에 한 회도 거르지 않고 1419회(금주 기준)나 진행해 온 조찬강연은 국내 최다 회수를 기록하며 최고 권위의 강연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 9월 15일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룸에서 최재선 중국과학기술협회 교육연합대학 교수가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이 기사가 우리 지역 주민들의 교양 쌓기에 작은 도움이나마 되기를 바랍니다.(편집자주) |
| ▲ 1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한 조찬강연이 열렸다. 조찬강연에는 최재선 중국과학기술협회 교육연합대학 교수가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중국을 품어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여의도통신 김진석기자 | ||
"중국에 진출해서 성공하고 싶다면 중국에 대한 오해와 착각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는 과정부터 거쳐야 한다."
한중수교가 맺어지기 이전인 1991년부터 중국으로 건너가 올해로 14년째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재선 중국과학기술협회 교육연합대학 교수.
이제는 중국 사람보다 더 중국 사람 같다는 이야기를 곧잘 듣곤 하는 '중국통(中國通)'인 그가 고국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반드시 던지는 충고다. 그는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중국으로 진출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언젠가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방영한 프로그램이 떠오른다고 했다.
"수만 마리의 들소 떼가 평화롭게 아프리카 대초원을 뒤덮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의 몇 마리가 갑자기 앞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얼마 후 나머지 모든 들소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그들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거대한 흐름을 형성한 들소 떼의 이동 속도는 갈수록 빨라졌고, 이내 그들은 한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그러나 건너편 언덕이 너무나 높았기 때문에 들소 떼는 한 마리도 살지 못한 채 모두 강물에 빠져 죽었다. 앞에선 동료들이 죽어가고 있는 데도 뒤에선 그것도 모른 채 들소 떼가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내 강물 속에선 악어들이, 하늘 위에선 독수리가 나타나 들소를 포식하기 시작했다."
물론 여기서 최 교수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라는 대목이다. 중국 진출을 꿈꾸거나 계획할 때 항상 13억 곱셈법만 가지고 착각 속에 빠지면 곤란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중국이 사용하는 인구 계산법은 마치 공작새 같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공작새는 날개를 접고 있을 때는 평범한 새이지만 날개를 펼치면 그야말로 화려하지 않은가.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 1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한 조찬강연이 열렸다. 조찬강연에는 최재선 중국과학기술협회 교육연합대학 교수가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중국을 품어라'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여의도통신 김진석기자 | ||
이렇듯 중국은 국외용으로는 눈속임 나눗셈으로 13억의 잠재력을 감추면서 철저히 다른 나라에 손을 벌리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곤 한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매우 작은 문제도 13억으로 곱하면 곧바로 큰 문제가 되지만 아주 큰 숫자도 13억으로 나누면 금방 보잘것없는 숫자로 바뀐다"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발언이야말로 이 13억 곱셈과 나눗셈의 오묘한 원리를 가장 잘 설명해주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먼저 중국을 사랑해야 한다. 중국 사람을 절대 깔보지 말고 겸손하게 존중해야 한다는 말이다. 대다수 한국인들은 GNP가 10배나 된다는 이유만 가지고 중국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중국 야후의 중국 중산층 보고서를 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중산층은 전체 인구의 10%인 1억3천만명에 이른다. 물론 이 수치는 한국 인구의 약 3배에 해당한다. 따라서 중국을 무시하는 것보다 존중하고 품으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아울러 반드시 중국인 파트너와 상생을 도모해야 하며, 정도로 시작하여 정의로 끝을 맺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한편 최 교수는 강연 말미에 "플러스(+) 역사의식을 갖자"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중국에서 바다 건너 조국을 바라보다 보면 가장 가슴 아픈 것이 하나 있었다"면서 "역대 국가지도자들이 전임자의 경험이나 공적을 계승하고 혁신하기보다는 부정하고 지워버리는 듯한 모습이 바로 그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그렇지 않았다. 모택동이 일으킨 문화혁명 와중에 등소평은 홍위병들에게 엄청난 모욕을 당했고, 결국에는 목숨만 부지한 채 시골로 쫓겨가야만 했다. 그러나 그런 지울 수 없는 원한을 가슴에 가득 안고 있던 등소평이 나중에 권력을 잡았지만 모택동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모택동의 역사적 과오는 인민에게 정확하게 알리되, 도리어 '혁명의 아버지'로 추앙하면서 개혁과 개방 정책을 펼침으로써 중국 인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모택동의 초상화가 여전히 천안문에 걸려 있는 것이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강택민 역시 천안문 사태의 천형을 지고 있던 등소평을 계승하고 혁신하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여의도통신=정지환 대표기자>
최재선 교수의 이력서 ▲ 한국외국어대 경영학 석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