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성분 비만 억제제 폭넓게 유통"

이기우 의원, 식약청 국감서 폭로 …일회용 의료기 재사용도 지적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비만 억제제가 시중에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은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청 국정감사에서 향정신성 비만 치료제인 '펜디메트라진'과 '펜터민'의 사용량과 소비량이 세계 2위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약류 식욕 억제제인 이들 약품들은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돼, 국제마약기구가 사용 자제 요청을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FDA에서 이들 약품들은 다른 치료제와 함께 쓰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시중 병의원에서는 별다른 규제 없이 쓰이고 있어 부작용 등이 우려되고 있다.

마약류 식욕 억제제의 경우 항우울제, 변비약, 제산제, 갑상선 치료제 등과 함께 쓰일 경우 심한 경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는 이들 약품을 복용한 환자들의 부작용 호소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기우 의원이 이날 공개한 한 처방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다른 의약품과 함께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 '주석산 펜디메트라진'이 다른 의약품과 함께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 마약류 식욕 억제 시장은 국제마약통제위원회에서조차 주의를 기울이고 있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기우 의원은 "향정신성 비만 치료제는 의존성과 내성을 갖고 있는 마약류 의약품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환자들이 이들 약품들을 오남용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향정신성 비만 치료제를 둘 이상 병용하는 것은 피해야 할 처방"이라며 "국내에서도 이들 약품의 안전적 사용을 위해, 관련 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 이기우 의원은 일회용 의료기구의 재사용 실태를 폭로했다.

이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용역보고서를 인용, '흡입용 카테터', '산부인과용 포셉' 등 일회용 의료기구를 재사용하고 있는 국내 의료기관이 절반 이상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일회용 의료기구는 사용하고 폐기 처분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일회용 의료기기의 불법 재사용에 대해서도 보험금이 지급되고 있다"며 "지난 한 해에만 무려 50억원의 보험금이 지불됐다"고 밝혔다.

또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며 "특수 의료기기에만 있는 추적관리제도를 일회용 의료기기에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