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인턴 직원 '편법' 활용 심각

10명중 4명 지역구 관리ㆍ일반사무 업무'입법 정책 보좌' 등 본연의 임무 '뒷전'

국회의원들 중 상당수가 입법 및 정책 활동 지원을 위해 국고로 지원되는 인턴 비서를 일반 사무 등 '단순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회의원들의 '사적 이익'인 재선을 위해 인턴 비서를 지역구 관리에 활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견돼 제도 본래의 취지가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사실은 여의도통신이 지난 9월 7일부터 일주일간 국회 의원회관에서 176곳의 국회의원 사무실을 상대로 '인턴 비서 활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르면 이들 176곳의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채용하고 있는 인턴 비서는 모두 329명이었는데, 이들 중 현재 맡고 있는 업무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일반 사무 업무를 맡고 있다'고 답한 사람이 95명으로 28.87%를 차지하고 있었고 '지역구 관리를 맡고 있다'고 답한 사람이 40명으로 전체의 12.15%였다.

'입법 및 정책 지원을 맡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193명으로 58.66%였다.

지난 99년 여야가 청년 실업 해소 및 의원의 입법 정책 활동 지원 목적으로 인턴 비서를 고용하자고 결의했었던 점을 고려해 볼 때, 인턴 비서들 10명 중 4명이 '편법'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역구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인턴 비서가 전체의 12.1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말로만 듣던 '인턴 비서의 사적(私的) 용도 활용'이 실제 상당수 이뤄지고 있음을 증명한다는 지적이다.

현 정당법상 지구당을 둘 수 없는 상황에서 국회의원의 '재선'이라는 사적 이익을 위해 '국민의 혈세'로 월급을 받는 인턴 비서가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설문조사에서 국회의원은 보통 인턴 비서를 채용할 때 공개 채용하는 경우(75.68%)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의 추천(13.67%), 지구당 등 기존 인력 활용(8.81%), 시민단체 추천 등 기타(2.12%)가 그 뒤를 이었다.

또 인턴 비서의 학력은 대부분 대졸(재학생 포함ㆍ72.94%)이었으며, 대학원졸(재학생 포함ㆍ19.14%), 전문대졸(4.55%), 고졸(3.34%)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인턴 비서의 업무 능력과 관련, 만족한다는 대답이 63.06%(111곳), 매우 만족한다는 대답이 32.38%(57곳)로 나오는 등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이에 따라 인턴 직원의 평균 고용 기간도 6개월 이상(84.65%) 장기간인 곳이 대부분이었으며, 3~6개월(14.77%) 및 그 이하(0.56%)인 곳은 드물었다.

<여의도통신=김봉수 기자>

'인턴 비서는 박봉에 파리 목숨'

이번 여의도통신 설문 조사 결과 '인턴 비서는 박봉에 파리 목숨'이라는 '설'이 사실로 확인됐다는 지적이다.

설문 조사에 응답한 176개 의원실 중 현재 고용하고 있는 인턴 비서를 이후 정규 보좌진으로 채용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의원실은 모두 77곳으로 43.75%에 불과했기 때문.

아예 처음부터 '없다'고 딱 잘라 대답한 의원실이 21곳(11.93%)이었으며 '모르겠다'고 대답한 의원실이 44.31%였다.

이와 관련, 각 의원실들의 '모르겠다'는 대답은 "기존의 보좌진 정원이 차 있어서 대답하기 어렵다"는 등 부정적인 의미를 띈다는 분석이다.

인턴 비서들이 정규 보좌진으로 '승진'해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경우가 절반도 안 된다는 의미다.

한편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정원 299명의 각 국회의원들은 한해에 20개월에 한해 2명의 인턴 비서를 고용할 수 있으며, 이들의 급여는 정확히 100만원(세금 제외 92만원)이다.

10월 4일 현재 전체 국회의원들에게 약 500여명의 인턴 비서가 고용돼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여의도통신=김봉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