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코를 단순한 통로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코 안에는 많은 혈관들이 분포해 있어서 공기의 흐름과 반대로 혈액이 흐르고 있어 차가운 공기를 데워주는 콧속의 보일러이다. 집에 있는 보일러를 틀게 되면 보일러 호스에 뜨거운 물이 흘러 따뜻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이러한 혈관은 코의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흐르고 있어 콧속 깊숙이 들어가는 차가운 공기를 데워서 폐로 들여보내게 된다.
아무리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일지라도 온도가 너무 차게 되면 기관지나 폐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코에서는 이러한 온도조절을 한다. 이러한 온도조절은 순식간에 일어나는데, 차가운 공기라도 0.25초라는 짧은 시간에 30-32℃로 조절된다. 공기가 갑자기 차가워지면 코 안에 혈액이 많이 흘러서 코의 점막은 부풀게 되며 이로 인해 차가운 공기도 효과적으로 데울 수가 있다.
그러나 만성 비염으로 인해 코가 항상 부어 있게 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공기의 온도에 따라 탄력적으로 움직여야할 코의 혈관은 탄력성을 잃고 점막은 커지게 되며 혈액이 만성적으로 고여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신선한 혈액의 공급을 받지 못하게 되어 결국은 만성 비후성 비염이 되기 때문에 코 점막의 탄력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빨리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비염은 콧병이 아니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는 면역 능력의 약화로 인해 생기는 과민성이 단지 코에 증상을 가져올 뿐이라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해서 우리 몸의 내부적인 문제가 가장 취약한 쪽을 뚫고 나왔을 뿐 문제는 내부에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비염의 치료에 있어서 코 자체의 증상만을 없애주는 것은 미봉책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그 사람의 체질과 코 상태 및 질병의 특성을 무시한 체 특정한 처방이 비방인양 떠드는 것은 스스로 의사임을 부정하는 것이다.
만성화된 비염일수록 어떠한 특정한 약이나 한가지의 처방만으로 치료될 수 가 없다. 또한 같은 환자라 할 지라도 똑같은 약을 계속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단계에 따라 비염치료는 코 자체의 기능회복 뿐만 아니라 장부의 불균형여부를 가려내어 치료를 하여야 하는 것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 증상치료를 먼저 한 뒤 증상이 가벼워지면 정기(精氣)를 보(補)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약을 써 주어야 한다. 대충 비슷하면 아무 키나 비슷한 것을 꼽는다고 해서 열리는 자물쇠가 아니다. 단계에 따른 체계적인 치료만이 가장 빠른 치료의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