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자폐)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수영실력으로 세계적인 장애인 수영 금메달 리스트로 등극한 김진호(19ㆍ부산체고 2년) 군의 전담코치가 자진사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 지난 6월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새천년수영장에서 열린 제3회 수원시장배 장애인 수영대회에 참가한 김진호군의 가족.
지난 11일 진호군을 취재하기 위해 부산체고를 찾은 한 공중파 방송 취재진이 배씨의 사임 사실을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김군의 부친인 김기복(47)씨와 부산체고에 따르면 11일 김군의 훈련을 전담했던 배모(40)씨는 김씨로부터 매월 100만원씩 사례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학교와 부산교육청으로부터 사퇴권고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지난달 21일 코치직을 사임했다.
배씨의 사임 이후 진호 군은 초등학교를 담당하는 순회코치로부터 훈련을 받으며 지난 14일 개최된 울산전국체전 대회를 준비해왔다.
부친 김씨는 13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배 코치는 본인이 어려운 형편이면서도 월급을 쪼개 다른 보조코치를 챙기는 사람이었다”며 “매월 사례금을 전달했던 것은 배 코치에게 고마움 전달의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배씨가 김씨 부부로부터 받은 사례금 문제를 제보한 사람은 다름아닌 중학시절 김군의 전담코치였으며 지난해에는 장애인수영연맹 간부를 역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의 어머니 유현경(45)씨는 배씨가 사임한 후 부산교육청에 탄원서를 내는 등 선처를 호소했으나 지난 10일 부산체고 관계자로부터 배씨의 복직은 어렵다는 답변을 전해들었다.
이같은 배씨의 코치직 사임 소식이 언론매체를 통해 급격히 확산되면서 네티즌들은 배씨의 사임을 안타까워 하면서 김군이 좋은 지도자와 함께 선수생활을 ‘장애’없이 지속할 수 있길 기원했다.
아이디 piki0587이라는 네티즌은 “진호 어머니에게는 배씨가 거의 은인이나 다름없을텐데 사례는 솔직히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원칙적으로 사례금 전달은 잘못된 방식이라고 지적하는 아이디 sadf3927 등의 네티즌들도 있었고, law911 이라는 네티즌 등 일부에서는 배씨가 사임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제보자를 비난하기도 했다.
진호군이 다니고 있는 부산체고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12일과 13일 양일 동안 학교와 부산교육청을 성토하는 내용의 게시물들이 무려 100여 건 이상이 게시됐다.
이에 따라 부산체고는 13일 오후 5시께 울산전국체전 대회 기간(14~23일) 동안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을 한시적으로 폐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배씨는 13일 정오 무렵 부산체고 게시판에 “이번 일로 학교 관계자들에게 더이상 누가 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글을 올린다”며 “사례를 받은 본인에게 잘못이 있어 사직한 것이며 더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김씨는 “진호를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배 코치 뿐” 이라며 “이미 배 코치와 오래 전부터 장애인 아시안 게임과 장애인 올림픽을 대비한 훈련계획을 세워놓았는데 (배코치의 사임으로) 안타까운 심정 뿐”이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배씨의 사임을 둘러싸고 마음 고생이 심했던 듯 “가능하다면 다른 나라로 떠나고 싶다”고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14일 배씨가 복직될 것이라는 방송 보도에 대해 김씨는 “현재로서는 결정된 사항이 없어 복직결정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진호군은 5살부터 수영을 시작했으며 수원 중앙기독초등학교와 수원북중을 졸업하고 지난 해 부산체고에 입학했다.
김군은 지난달 체코에서 열린 세계 장애인 수영대회에서 3개 종목에서 각각 금ㆍ은ㆍ동메달을 획득해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14일 개최된 울산 전국체전 대회에 부산대표로 출전했다.
| “생활 어려운 코치에 사례금 전달한 것” [김진호군의 아버지 김기복씨와의 일문일답]
- 배 코치의 형편을 감안해 사례금을 전달한 것인가?
- 전국체전 이후 자퇴설 등 앞으로의 계획이나 대책은? ▲ 현재로서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부산교육청 교육장은 배 코치가 학교에서 진호를 가르칠 수 있게 근무할 수 있도록 할테니 기다려 달라고만 말했다. 배 코치가 사임한 후 진호의 어머니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여러모로 노력했지만 지난 10일 학교로부터 배 코치의 복직이 어렵다는 답변을 듣기도 했다. 또 진호를 가르쳐준 은사가 불명예스럽게 퇴직한 상황에서 체전이 끝난 후 자퇴할 수도 있으며 다른 학교로 전학하는 문제도 고려해 볼 수 있다. - 현재 진호는 어떻게 지내는지? ▲ 초등학교를 담당하는 순회코치가 잠깐씩 진호 연습을 봐주며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엄격하게 훈련시킨 배 코치가 나오지 않자 갑자기 변한 환경 때문인지 불안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혹시라도 진호에게 미칠 영향 때문에 배 코치가 그만뒀다는 사실을 차마 말해줄 수 없었다. - 현재 심정은? ▲ 사실 전에도 우리 부부가 진호에게 쏟는 열정과 노력을 다른 방향으로 해석해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상황에서 이번과 같은 일을 겪게 돼 심적으로 힘들다. 진호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은 배 코치이다. 이미 내년엔 다른 수영 종목으로 바꿔 훈련하는 계획도 세워놓았고, 장애인 아시안 게임 수영부문 전 종목 석권, 장애인 올림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배 코치의 사임으로) 안타까운 심정 뿐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