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안내문을 게시하거나 공지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늦어도 8시까지 와서 줄서지 않으면 여권신청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회사원 유대목(42ㆍ회사원ㆍ장안구)씨는 여권 갱신을 위해 경기도 여권민원실을 찾았다 분통을 터뜨렸다.
19일 아침 9시 45분에 민원실에 도착했다는 유씨는 여권업무 접수를 위한 대기번호표 배부가 끝났다는 안내를 듣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 업무 개시 한시간여만에 경기도 여권민원실 내부는 여권발급을 신청하는 민원인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전날 오후 민원실을 찾았던 유씨는 오전 10시 이전에 민원실을 찾으면 번호표를 받을 수 있다는 안내데스크 직원의 설명을 믿고 이튿날 이곳을 다시 방문했다.
그러나 번호표 배부는 유씨 바로 앞에서 마감됐으며, 유씨를 비롯한 민원인 7명은 여권민원실 담당자를 찾아 여권발급 업무 안내 등이 소홀했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여권민원실의 한 직원은 “평상시 대기번호표가 450장이 배포됐지만 19일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370장만이 교부됐다”고 설명했다.
9월 30일을 기해 ‘사진전사방식(발급신청서 전체를 스캔해 데이터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여권을 발급하면서 여권민원실의 풍경이 달라졌다.
외교통상부와 도 여권민원실에 따르면 새롭게 바뀐 여권발급방식인 ‘사진전사방식’을 도입한 이유는 여권위조 등 ‘보안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진전사방식으로 여권발급 업무를 진행하면서 경기도 여권민원실은 이른 아침부터 여권발급을 신청하기 위해 민원인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는 풍경이 빚어지고 있다.
이날 여권민원실을 찾은 민원인들은 늦어도 7~8시까지 이곳에 와서 줄서서 대기하지 않으면 여권신청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입을 모았다.
1번 번호표를 교부받은 A모(64ㆍ오산)씨는 “새벽 5시에 도착해 업무가 개시되는 8시 50분까지 기다렸다”고 말했다. 
▲ 18일 아침 8시 여권발급을 신청하려는 민원인들이 대기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서면서 민원실 건물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B모(60ㆍ여ㆍ안양)씨는 자녀들이 회갑기념으로 준비한 효도관광 준비차 민원실을 찾았다며 번호표 교부 마감을 걱정하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18일 오전 민원실을 찾았다가 그냥 돌아간 관계로 이날 서둘러 왔다고 덧붙였다.
오전 10시, 번호표를 받지 못해 발걸음을 돌린 C모(45ㆍ여ㆍ용인)씨는 “2년 전만 해도 이렇게 붐비지는 않았다”며 “지난 주에도 찾아왔다가 신청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여권민원실을 나서면서 C모씨는 “민원인이 헛수고하는 상황이 시정되도록 뭔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도 여권민원실에 따르면 9월 30일 이전에는 하루 800여 명의 여권발급 신청을 처리해 왔지만 바뀐 발급방식으로 인해 민원인 1명당 처리 시간이 5~10분이 소요되면서 하루 450명 밖에 처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대기번호표를 교부한 민원실 직원은 “10월은 여권업무 신청이 폭증하는 성수기도 아닌데 민원인들이 몰리고 있다”며 “기다리는 민원인이나 업무 처리하는 직원들 모두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게다가 이날 오전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외교부 전산망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370명의 여권신청만 접수받아 되돌아가는 민원인들이 100여 명이 넘었다.
외교통상부 전산실의 민병철씨는 “19일 오전 외교부의 2개 서버 중 1개만 정상운영됐고 나머지 서버는 시스템을 점검하면서 전산망에 장애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진전사방식은 입력 데이터의 양이 많고 처리 절차도 복잡하기 때문에 시스템 점검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유대목씨는 이러한 전산망 장애에도 불구하고 민원실 관계자가 자세히 안내해 주거나 양해를 구하지 않은 것은 민원인을 소홀히 응대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씨는 “야간근무에 잔업을 마치고 이곳에 오면 9시가 넘기 때문에 연차나 월차 휴가라도 내서 여권발급을 신청해야 할 판”이라며 “민원실 관계자로부터 대기접수가 마감됐다는 말만 되풀이해서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여권민원실 오세윤씨는 “1시간 남짓 전산망에 장애가 생겨 그 시간동안 신청 처리할 수 있는 인원 50여 명을 줄여 번호표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오씨는 “번호표를 받지 못한 민원인들에게 일괄적으로 대기번호표 교부가 마감됐다고 안내했으며 전산망 장애 등 상세한 상황에 대해 설명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로이 바뀐 여권발급방식으로 인해 일일 접수처리량은 줄어드는 대신 여권 발급을 신청하기 위해 대기하는 민원인의 줄은 늘어나고 있다.
여권발급 문의 : 경기도 여권민원실 (031) 249-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