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교차로 설치 ‘뜨거운 감자’

주민 “의견수렴·합의과정없이 강행” 반발토공 “5차례 설명회 개최 … 합의 거쳤다”

내년 말 화성 동탄 신도시 입주를 앞두고 한국토지공사 화성지사(이하 토공)가 동탄~수원을 잇는 권선교차로(곡반정동 지혜샘도서관 인근) 공사와 관련 인근 주민들이 의견수렴이나 합의과정 없이 공사를 강행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토공은 5차례에 걸친 설명회 개최 등 주민의견 수렴과 합의과정을 거쳤다는 입장이어서 주민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권선교차로의 발주자인 토공 화성지사는 화성동탄 신도시 건설에 따른 수원~동탄간 광역교통망 확보를 위해 총 길이 4.37km(수원 1.28km, 화성 3.09km)의 6차선 간선도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관련기사 본보 5월 23일자 보도)

이 구간 중 수원과 화성 동탄을 연결하는 권선교차로 설치 방안에 대한 설명회가 5월 19일 곡반초교 강당에서 토공과 교차로 시설 설계 관계자를 비롯해 교통 및 시민단체 전문가와 권선교차로 부지 인근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 자리에서 토공과 설계사인 경동기술공사는 권선교차로 지하도로로 입체화하는 계획을 놓고 4개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 주민 “합의없이 토공측이 공사 강행하려는 시도”

   
▲ 권선교차로 예정구간 인근 주공아파트에 '지하보도 연장 시정'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권선교차로 예정구간 인근 주민들은 토공 측이 9월 26일 권선구청의 허가를 받아 7일부터 도로굴착을 시작한 것은 주민의견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려는 의도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당초 1안(대림아파트 인근 총길이 470m)대신 2안(주공 3단지 인근 총길이 870m)으로 변경하려 한다며 이는 토공측이 주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인근 주공 3단지 주민들은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토공과 시를 상대로 민원을 제기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17일 대책위는 시와 토공측에 남부우회도로 방향 교차로 설치(4안, 영통대로 방향 총길이 920m)와 공사가 시작된 인도와 도로의 원상복구 등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이어 18일 대책위의 주민대표 7명은 권선구청을 방문해 주공 3단지의 77%에 해당하는 452세대의 서명과 함께 공사구간을 원상복구할 것을 요구했다.

유임종 대책위공동대표(71)는 “수원시가 주민과의 합의를 조건부로 실시계획변경 신청을 승인한다는 계획에도 토공이 일방적으로 ‘주민과 합의했다’고 주장하며 공사를 강행하려 한다”며 토공을 비판했다.

그는 7월 15일 설명회에 주민들이 참석한 것을 승인한 것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토공이 계획하는 870m 구간 교차로 입체화 공사를 반대하는 동시에 현재 중지상태인 공사구간의 원상복구와 남부우회도로(영통대로 방향) 방향으로 입체화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 토공 “7월 15일 설명회에서 구간 연장요구 수용한 것”

토공 측은 아직 시로부터 2안(총길이 870m)으로의 실시계획 변경 신청에 대해 공식적인 승인은 받지 않은 상태지만 이는 지난 7월 15일 설명회에서 주민들의 구간 연장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공 화성지사의 김완수 팀장은 “당시 설명회에서 참석한 주민들이 구간을 연장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면서 “7월 20일엔 시가 주민과의 합의를 조건으로 실시계획변경 인가를 신청하라는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팀장은 “7월 15일 구간변경에 따른 세부 설계를 마친 직후 이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요청했다”며 “이는 주민과 합의된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시설실시계획 변경을 승인받지 않은 상황에서 870m 구간을 굴착한 것은 무리하고 성급한 진행이 아니냐는 질문에 김완수 팀장은 “내년 말 동탄 신도시 입주를 앞두고 미리 도로를 개통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간이 부족하다”고 털어놓았다.

또 권선구청으로부터 도로굴착 허가를 받아 공사를 시작한 것은 실시계획 인가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 토공측의 해명이다.

 

▲ 시 “주민들과의 합의를 조건부로 실시계획변경 인가

토공은 지난 17일 총길이 870m 구간으로 실시계획 변경을 승인해달라는 신청서를 시에 제출했다.

시청 도시계획과 이장환 신도시지원계장은 “토공이 제출한 실시계획 변경 신청 승인 조건인 주민과의 합의를 위해 양측이 대화로 풀어가도록 공문을 발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선구청의 도로굴착 허가에 대해 이장환 계장은 “허가과정에서 도시계획상의 인가사항을 살피지 못해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계장은 시가 토공과 주민 사이에서 중재 역할보다 방관으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며 “앞으로 주민들이 (권선교차로 설치 계획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데 시간을 할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실시계획변경 승인 전 공사강행은 주민의견 무시”

주민대책위가 반발하는 가장 큰 이유는 870m 구간 실시계획 변경 승인을 얻지 않은 상태에서 이 구간의 굴착공사를 강행한 것은 주민과의 합의 원칙을 무시했다는 것.

대책위는 교차로가 건설된 이후 발생할 소음과 공해 등 주거환경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민과의 합의와 의견수렴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은주 의원(곡선동)은 “토공의 도로 및 인도 굴착공사 강행은 명백하게 주민의견 수렴 원칙을 무시한 것”이라며 “5월 19일 각계 전문가를 초청해 개최한 설명회는 형식적인 요식행위에 그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토공 화성지사의 김완수 팀장은 설명회 개최는 법에 근거한 의무 절차는 아니었으나 주민요구 수용 차원에서 개최한 것 뿐이라며 의견 수렴과정을 충분히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대책위는 주민들은 요구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권선교차로 공사구간에 설치된 안전펜스를 철거하겠다고 밝히는 등 계속적인 대응을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