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꾸며진 재래시장으로 오세요”

[수원 재래시장을 가다]정부ㆍ지자체 지원 … 상인 노력 더해 ‘탈바꿈’

시장경제 속에 빠르게 자리잡은 대형할인점, 유통환경 변화 등으로 재래시장은 생존권을 위협받아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02년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특별조치법을 시행하고 올해 3월 ‘재래시장육성특별법’을 제정, 재래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를 비롯한 각 도와 지자체는 재래시장 환경과 시설개선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수원지역 내 재래시장 역시 외벽리모델링과 냉ㆍ난방시설 확충, 간판·타일공사 등 시설개선을 통해 대형 할인점에 익숙해진 시민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변화된 수원 재래시장의 모습을 살펴보고 실질적인 활성화 방안에 대해 알아본다.

   
  ▲ 수원지역 지동 재래시장

▲ 수원 재래시장 ‘변화’ 움직임

현재 수원지역 재래시장은 법인화된 영동ㆍ지동ㆍ역전ㆍ세류시장을 비롯해 팔달문ㆍ권선ㆍ화서시장 등 9곳까지 모두 13곳이 있다.

개선사업이 진행되기 전 수원 재래시장은 진열된 야채나 건어물 위에 파리가 날아다니고 한여름 시장 상가는 찜통처럼 달궈져 소비자들이 피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지동시장 상가에서 15년 동안 국밥과 곱창을 팔아온 방모(52)씨는 “환경개선을 하기 전 손님들이 찾아 오다가도 더위와 냄새로 되돌아가는 것이 다반사였다”라며 “손님이 끊겨 하루종일 앉아 있는 경우도 많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또 영동시장 상인연합회 김응권 회장은 “수원에 대형할인점이 곳곳에 들어설 때에도 시장은 좁은 길에 찢어진 천막으로 그야말로 노후한 상태였다”며 “시민들의 발길이 끊긴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경기도, 수원시의 지원과 상인들의 노력으로 그 모습이 점차 변해가고 있다.

정부와 경기도, 수원시는 지난 2001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370억원을 투입해 수원지역 재래시장 환경개선과 활성화 사업을 추진해왔다.

시장 상인들 또한 25억원을 자체부담해 기울어진 시장경제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먼저 활성화 사업이 시작된 팔달문 시장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고객지원센터, 팔달주차타워가 건립됐다.

팔달문 중앙에 위치한 영동시장은 2002년 외벽 리모델링을 시작으로 중앙통로 보수공사, 냉ㆍ난방공사, 계단정비공사 등 시설현대화사업을 통해 시설개선에 주력해 왔다.

또한 영동시장은 올해 연말까지 CCTV설치와 전관방송설비 구축을 통해 안전사고 방지는 물론 고객만족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먹을거리 장터로 변모해가는 지동시장은 간판, 타일공사와 냉ㆍ난방공사, 지하매장 냉동 쇼케이스 설치 등으로 시장건물 내부 환경개선을 통해 손님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아울러 화성형 외벽 리모델링으로 외부환경까지 개선했으며, 통합 콜센터를 구축해 수원 전 지역에 주문부터 배달까지 이어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수원지역 재래시장
지동시장 상인연합회 송병태 전무이사는 “대형할인점이 들어서기 전 보다는 못하지만 환경개선 후 시장 전체 매출이 약 20% 정도 올랐다”고 전했다.

실제 10년이 넘도록 정육점을 운영해 온 이모(52)씨는 “환경개선 후 시장의 시설이 좋아지고 위생적으로 변해서 그런 것인지 최근 들어 손님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재래시장에서 만난 정모(42ㆍ주부ㆍ파장동)씨는 “단 100원, 500원을 두고 흥정하는 대형할인점에선 느낄 수 없는 ‘장보는 맛’을 느끼기 위해 재래시장을 찾는다”며 “전에 비해 길도 편리하고 시장의 분위기가 밝아져 보기 좋다”고 말했다.

 

▲ 손님이 찾는 재래시장 만들기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과 비교하면 지금의 재래시장은 품질과 가격경쟁 등 어느 면에서도 나은 부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친구 집 방문을 하러가는 도중 잠시 시장을 들렸다는 김모(37ㆍ주부)씨는 “대형할인점은 날마다 할인경쟁을 벌이고 시내 상점에서도 김밥을 1천원, 분식을 2천원내에서 판매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서비스와 가격경쟁에서도 밀리는 재래시장을 누가 찾겠느냐”고 말했다.

또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통행로 정비와 주차장 설치 등 시장 리모델링을 한다 해도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의 편의성을 넘어설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영동시장 김 회장은 “재래시장의 변화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실질적인 활성화를 위해선 시설개선도 중요하지만 상인들의 마인드 변화 등 내부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부환경의 변화를 넘어서 유통, 서비스, 경영 등 내부적인 변화와 재래시장만의 특화된 모습으로 소비자의 구미를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같은 상황에 발맞춰 수원시는 8개 시장이 모여 있는 팔달문 시장을 관광 및 쇼핑 특화거점시장으로 지정, 오는 2014년까지 경기 남부권의 대표상권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11월 연구용역을 발주해 내년 3월까지 화성관광과 팔달문 시장 연계방안, 시장 고객지원센터 활성화 방안 등 세계문화유산 ‘화성’과 연계한 관광ㆍ쇼핑 특화 전략을 구상한다.

이와 함께 각 시장에 특성을 부여해 특화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영동시장 → 전통 한복(포목)거리, 지동시장 → 전통 먹을거리 장터, 팔달문 상가ㆍ패션1번가ㆍ시민백화점 → 패션의류거리, 못골시장 → 위생청결 1차상품 전문시장, 남문 로데오 거리 → 신세대 거리 등으로 특화한다.

시 지역경제과 오인범 담당자는 “지금까지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은 가시적인 부분 개선을 위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된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방법으로 재래시장 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님이 찾는 재래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도와 각 시ㆍ군을 비롯해 시장상인들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다양한 방법을 접목시켜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