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거주 예비군은 봉인가?

보충교육훈련장내 식당 음식 형편없어“독점 운영ㆍ수익에만 급급…횡포” 원성

   
  ▲ 화성시 비봉면 소재의 수원대대 예비군 훈련장에서 판매하는 3천500원짜리(사진 왼쪽) 점심 메뉴가 시중에서 판매하는 3천원, 2천500원짜리 도시락(사진 오른쪽) 보다 부실하게 제공돼 비난이 일고 있다.
“식당이 한 곳밖에 없어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먹지만 예비군을 볼모로 한 횡포 아닙니까”

지난 24일 예비군 보충교육훈련이 시작된 화성시 비봉면 소재 예비군 훈련장.

보충교육 동안 아침을 거르고 나와 빈속을 채우기 위해 훈련장 내에서 예비군 식당을 찾은 박모(27·회사원)씨는 3천500원을 내고 점심 식판을 받았다.

훈련기간 사흘 동안 식당을 이용한 박씨는 가격에 비해 형편없는 음식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박씨는 “이것이 3천500원짜리 음식이냐”라며 “아무리 군부대 내에서 운영되는 식당이라지만 음식의 질이 너무 형편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훈련에 참여한 약 400여명의 예비군들도 상황은 마찬가지. 예비군들은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의 짧은 점심시간 동안 식사를 하기 위해 군부대 내에 ‘은성종합식품(대표 문귀석)’이 운영하는 예비군 식당과 우동 판매점에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줄지어 서 있는 예비군들
식당과 우동집을 이용했던 예비군들은 하나같이 “음식이 형편없었다”, “정말 어쩔 수 없이 먹지만 횡포를 부리는 것 아니냐” 등 원성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문제는 식판에 나온 반찬을 보는 순간부터 발생했다. 부대내 식당에서 3천500원짜리 식사가 시중에서 판매하는 도시락보다도 못하게 나왔기 때문. 국과 멸치볶음, 볶은 햄, 배추김치.

이모(25·회사원)씨는 “시내의 분식점에서 3천원에 판매하는 음식이 이보다 낫다”라며 “군부대 내에서 독점으로 운영하며 수익에만 급급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강모(24·자영업)씨 또한 “훈련 첫날 식당에 가본 후 음식이 형편없어 P.X(군부대 내 매점)를 이용했다”며 “예비군 편의를 위해 운영되는 식당이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식품업체에서 판매하는 우동 역시 형편없기는 매 한가지. 훈련 첫날 식당을 이용했던 정모(25·회사원)씨는 둘째날인 25일에는 2천원짜리 우동으로 끼니를 때웠다.

   
  ▲ 우동
불은 면발에 열무김치와 김, 미리 끓여놓은 국물을 넣은 것이 우동의 정체.

10분이 넘도록 기다려 받은 우동을 먹던 정씨는 결국 반도 먹지 못한 채 빵과 우유로 허기를 달랬다. 이유는 간을 제대로 하지 않은 우동을 판매, 도저히 먹을 수 없다는 것.

정씨는 “겉으로 보기엔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맛을 보니 맹물에 김치를 풀어넣은 것 같다”라며 “이는 식당이 예비군을 상대로 횡포를 부리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모(28·자영업)씨는 “예비군이 1년 중 훈련장에 오는 날이 며칠 되지 않지만 서비스 개선은 필요하다”라며 “군부대 내에서 운영되는 식당인데 군부대는 무얼 하고 있는 것이냐”며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식당측은 식당운영에 있어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식당 관계자는 “훈련이 있는 동안 매일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며 “1년 내내 손님(예비군)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군부대측은 예비군 식당이 자체적인 권한으로 운영되고 있어 제재를 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예비군 수원대대 류용걸 대대장은 “예비군 식당은 민간업체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특별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하지만 매일 급양감독을 하고 있어 음식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비군 식당의 운영자를 바꾸기 위해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내년 훈련기간부터는 좋은 음식이 제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화성 예비군 훈련장에 운영되는 예비군 식당은 지난 2003년 9월 은성종합식품이 식당설비와 건물을 군에 기부하는 조건으로 8년 4개월 간 운영계약을 통해 설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