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계 분쟁 주민투표로 해결하자”

지자체간 밥그릇 싸움에 주민의견 수렴 ‘나몰라라’ … 지자체-주민 분열 확산

지방자치 출범 이후 꾸준히 제기돼 온 자치단체간 경계조정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되면서 지자체ㆍ주민간 분열이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행정구역 통합을 놓고 분쟁이 지속되면서 제주도와 청주시 등이 주민투표제를 실시, 행정구역 통합이라는 주민숙원을 일궈내기도 했다. 행정구역 조정분쟁이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지방자치법상 대통령령으로 행정구역을 명시하고 있고 갈등시 해당 지자체와 지방의회의 승인을 받아 상급단체가 조정하도록 돼 있지만 지역 패권주의로 인해 지방의회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구역 조정이 요구되는 분쟁지역 주민들은 생활권이 수원지역이고 행정서비스도 받기 쉽지만 지자체간 밥그릇 싸움으로 주민의견이 수렴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편집자주

▲ 용인 서천초교, 수원영통 중학교 배정 요구

수원시와 용인시 경계에 위치한 서천초등학교는 행정구역상 용인 관할지역이지만 생활권은 영통지역이다.

   
  ▲ 수원시 인근 지역.
그러나 생활권이 영통이고, 행정서비스를 받는데 수원지역이 손쉽지만 행정구역이 달라 급기야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피해를 당하고 있다.

서천초등학교의 용인 서천리 지역 학부모들이 중학교 근거리 배정 등을 요구하며 자녀의 등교를 거부해 지난 7월과 지난주 일시적으로 수업이 이뤄지지 않았다.

여기에 영통지역 10개 초등학교 학부모들도 “서천리 지역 초등학생들의 영통관내 중학교 진학을 반대한다”며 “행정구역 경계가 엄연한데 근거리배정을 이유로 영통지역중학교에 배정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서천초 용인지역 학부모들은 중학교배정 문제를 놓고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수원교육청 앞에서 영통지역학군에 배정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에 따라 수원시교육청과 영통지역학부모들은 서천초 용인지역 학생들을 후순위에 배정키로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 용인시 영덕리 주민 “행정구역통합돼야”

용인시 영덕리와 신봉리는 지난 1969년 용인군의 동의를 받아 수원시 도시계획구역에 편입돼 있는 지역으로 이 가운데 영덕리 지역은 불합리한 행정구역 구분으로 주민들이 생활불편을 겪고 있는 곳이다.

이에 따라 불합리한 경계구분으로 주민들의 생활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수원 편입이 제기돼왔다.

급기야 수원시의회가 지난 2001년 9월 용인시 영덕리 일대 4.59㎢를 수원시에 편입해줄 것을 요구했다.

당시 수원시의회는 “두 지역이 지리ㆍ역사적 측면과 의료, 교통, 교육 등 모든 측면에서 영덕리는 수원 생활권”이라며 “불합리한 행정구역으로 경제적 부담 등 불편을 겪는 주민들이 수원편입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민들의 숙원에도 용인시는 “수원으로 영덕리 일대와 수지읍 이의리 일부가 현재 수원시 이의동으로 편입됐다”며 “경계조정을 통한 더이상의 수원편입은 안될 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 영덕리 주민들은 “용인시가 주민불편과 행정혼란 초래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무책임한 행정을 펼치고 있다”며 “생활권이 수원이고, 행정서비스 받는데도 수월해 주민편의를 위해 영덕리지역이 수원지역으로 편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 화성 반월리 주민 “불합리한 행정구역 구분”

신영통은 수원시 영통구 태장동(망포동), 화성시 태안읍 반월리를 지칭하는 말로, 이 두 지역은 영통동의 길 건너에 위치해 신영통이라고 불린다.

신흥주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신영통지역은 생활권이 수원이지만 화성시의 행정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주민들은 생활권이 수원이고, 불합리한 행정구역 구분으로 행정서비스를 받기에도 편리한 수원지역으로의 편입을 원하고 있다.

수원시는 지난 2001년 9월말 화성시 태안읍 반월리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며 일대 1.28㎢를 수원시로 편입해줄 것을 경기도에 건의했었다.

하지만 화성시와 화성시의회가 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한 채 수원시로의 편입은 있을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화성시의회 관계자는 “신영통지역인 화성시 태안읍 반월리가 수원시로 편입시키는 것은 안될 말”이라며 “수원시로 편입을 요구하는 주민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화성시의 입장에 대해 신영통지역인 반월리 신영통 현대아파트 주민들은 “잿밥에 눈이 멀어 국민들의 행복추구권을 묵살하고 있다”며 “질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주민들에게 피해만 주고 있다”고 수원지역으로의 편입을 요구했다.

다른 입주민도 “처음에는 수원시로 편입된다는 얘기가 있어 기뻤다”며 “그런데 화성시의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에 수원시 편입이 무산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뿐 아니라 도시개발지구로 구획돼 있는 신동지구도 원천천 접도지역이 일부 화성시 행정구역으로 도시개발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 ‘주민투표제’가 해결책

그동안 지역경계를 놓고 지자체·주민들간 분쟁이 끊임없이 벌어졌다.

이같은 분쟁은 민선시장 출범이후 지속적으로 발생, 주민들간의 갈등이 증폭돼 왔다.

이에 따라 제주도가 지난 7월 27일 두개로 나눠진 지방자치단체를 없애고 단일광역자치단체로 개혁하는 혁신안에 대한 주민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결과 통합에 대한 찬성표가 우세해 남제주군은 서귀포시에, 북제주군은 제주시에 통합하게 됐다. 군ㆍ시의회는 폐지되고, 도의회는 확대됐다.

도지사는 시장을 직접 임명할 수 있도록 돼 있고, 제주도민들은 이때 도지사, 도의원만 뽑게 됐다.

반면 지난 9월 29일 치러진 주민투표에서 청원군민들의 반대로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의 통합추진이 물거품으로 끝났다. 이는 해당지역 민심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역경계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지역에 대한 주민들의 생각과 마음이 반영될 수 있는 주민투표제 실시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