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학교급식조례안 ‘난항’

시의회 ‘냉담’ … 수원운동본부 제정촉구 1인 시위 나서

   
▲ 학교급식조례제정 수원시운동본부는 25일까지 수원시청 앞에서 학교급식조례 제정 촉구 1인시위를 진행한다. ⓒ정승도 기자
수원시 최초 주민발의 조례안인 학교급식조례 제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관내 1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학교급식조례제정 수원시 운동본부(이하 수원운동본부)와 시의회 간에 의견 조율이 안돼 학교급식조례제정은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학교급식조례안은 지난 6월 20일 시민 2만여명의 서명으로 신청돼 제233회 임시회에 상정됐으나 경기도조례가 대법원 제소중이라 가결되더라도 시행에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수원운동본부는 이에 따라 지난 10월 수원시 의원들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 학교급식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하지만 올해 마지막 정례회를 1주일 남겨둔 지금 단 한 명의 의원만이 공개질의서에 답변을 하는 등 시의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게다가 오는 25일부터 열리는 ‘2005년도 제2차 정례회’의 상정안건 중 학교급식조례는 포함되지 않아 시민단체와 시의회간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수원시 “이미 상정된 안건 … 권한없어”

수원시는 학교급식조례안이 시의회에 상정돼 현재 보류상태로 시의 권한 밖이라는 입장이다.

시청 체육청소년과 김용덕 학교지원담당계장은 “학교급식조례안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미 시의회에 상정돼 시로서는 관여할 수 없다”라며 “시의회에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 아이 위한 조례 제정 … 시ㆍ시의회 각성해야

수원운동본부는 시민이 직접 서명하고 청구한 주민발의 조례안을 보류ㆍ방치한다는 것은 시민들을 위해 정책개발과 제도적 장치들을 마련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공개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는 것은 수원시의회가 시민들의 학교급식조례 제정요구에 무성의하고 조례 제정 의지가 없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와 함께 지난 제233회 임시회에서 시의회가 내세운 ‘경기도조례가 대법원 제소중이라 가결되더라도 시행에 문제가 많다’는 보류 사유 역시 핑계에 불과하다며 반박했다.

수원운동본부는 ‘기초자치단체는 광역자치단체와 달리 GATT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들며 수원시 자체적으로 학교급식조례를 제정하고 실시한다 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수원운동본부는 또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안전한 국내 농산물을 먹이고,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수원운동본부 이미영 위원장은 “도와 광역시 조례의 대법원 제소상황에서도 각 시·군 단위 학교급식조례가 만들어지고 있는 지금 수원은 방관하고 있다”며 “이런 시기에 수원시와 수원시의회는 학교급식조례제정이 수원지역 아이들은 물론 시민을 위한 일임을 각성하고 학교급식개선을 위한 중장기적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번 정례회에 학교급식조례안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수원운동본부는 끝까지 학교급식조례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수원운동본부는 수원시청 앞에서 학교급식조례 제정 촉구 1인시위와 시민 홍보활동을 지난 16일 시작했으며, 오는 25일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또 오는 23일 학교급식조례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수원지역 인사들과 시민들 1천명 선언운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시의회 “운동본부가 시민단체(?)”

우선 시의회는 경기도 급식조례 무효확인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결과에 따라 기초자치단체도 이로 인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도의 급식조례가 세계무역기구(WTO)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어긋난다는 판결을 내릴 경우 급식 운영에 혼선을 가져올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시의회는 이와 함께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조례안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친환경농산물도 감별 사용해야 해 인건비 및 검사비용 등을 무시할 수 없다며 개정이 요구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으로 시의원들은 수원운동본부가 순수한 시민단체로만 구성돼 있다는 것에 의문을 내비치고 있다.

시의원들은 수원운동본부에 모 정당 당원이 소속돼 있어 내년 5월 30일에 있을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또 학교급식조례가 원활한 급식을 위해선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도 정치적인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 아니냐는 것에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시의원들은 모 정당 당원이 학교급식조례안 통과 여부에 상관없이 활동 내역을 선거 유세활동에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경보사위원회의 L모 의원은 “우리 아이들의 안전하고 깨끗한 식생활을 위해 학교급식조례가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치적 이용목적이 뚜렷이 나타나 보여 딱히 할 말이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자치기획위원회 L모 의원은 “시민단체들과 시의회간의 충분한 대화나 협의 없이 학교급식조례안이 나왔다”며 “식재료 수급 및 검증과 예산 등의 문제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