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복구공사를 통해 본 토공과 수원市

[기자수첩]

“기본적인 업무라 할 수 있는 현장확인조차 제대로 안 됐는데 어떻게 관계당국의 행정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지난달 18일 오후 권선구청을 찾은 주공3단지 주민 7명은 김종태 건설과장과 홍석찬 도로정비계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과장 등은 주민들에게 19일부터 굴착된 보도구간을 복구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미 이날은 권선구가 토지공사 화성지사에 지시한 보도구간 복구 시한인 16일으로부터 이틀이 지난 후였다. 더구나 보도 복구가 완료된 시점은 한달 뒤인 11월 16일이었다.

불과 5백여 m 정도에 지나지 않은 보도복구를 놓고 민감하게 반응할 것까지 있느냐는 의견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권선지하차도 건설추진 과정에서 보도복구를 둘러싸고 진행된 일련의 상황은 토공과 권선구를 비롯한 시 행정당국의 대민 업무처리 방식이 어떠한가를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이다.

토공은 관할구청의 복구 지시를 무시한 채 한달이 지나서, 그것도 권선구가 굴착공사 허가 취소를 거론하자 마지못해 복구공사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권선구청 역시 토공이 복구를 차일피일 미룬 채 버티기로 일관하는데도 현장을 제대로 확인하거나 감독하기는커녕 오히려 토공이 구청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데도 이를 방관하는 듯한 인상을 보여줬다.

수원시도 권선교차로가 향후 교통발생량을 감안해 지하도로로 입체화하는 방안을 최적으로 내세우면서도 주민의견 수렴이나 설득작업을 적극적으로 펼쳤느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은주 시의원(곡선동)은 “정말로 필요한 시설이라면 관계기관이 그 당위성을 주민에게 홍보하고 설득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동안 토공과 구청, 시는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밀어붙이기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주공3단지를 비롯해 인근 4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대표자모임을 구성해 공통된 의견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공기업과 행정당국은 미리 내부적으로 결정된 사항이라도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 주민들과 허심탄회하게 협의했더라면 이제 막 시작한 권선지하차도 건설이 굴착한 보도를 다시 복구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지 않아도 됐을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