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수원에서는 19개월 된 자신의 딸을 폭행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여성이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04년 전체 아동학대 건수는 4천880건으로 전년도의 3천536건보다 38%가 증가한 것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아동학대의 문제점은 은밀한 곳에서 보이지 않고 진행되다 사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서야 세상 밖으로 드러난다는 점이다.
▲ “아동학대는 심각한 가정파괴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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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대병원 배기수 교수 | ||
“아동학대는 피해 아동의 인격적인 황폐화와 손상을 불러일으킵니다. 나아가 성인이 되서도 사회화 과정에서 적잖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죠.”
배기수 교수는 가족공동체 속에서 신뢰와 사랑으로 자라야 할 어린이들이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를 받으며 성장할 경우 결국 제 2의 폭력으로 확대, 재생산된다는 것이다.
“학대를 받으며 자란 아이들은 나중에 자기 자녀에게도 폭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큽니다. 즉 ‘폭력의 대물림’ 현상이 되풀이되는 것이죠.”
배 교수는 아동학대를 ‘남의 집안 문제’로 치부하는 사회의 인식에도 일침을 놓는다.
“내 가정, 내 자녀만 잘 지키고 교육하면 된다는 생각은 지극히 원시적이며 이기적인 것입니다.”
아동학대를 당한 아이들이 성인이 되서도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가정폭력, 불특정인에 대한 폭력 범죄 등 사회적인 파급력을 가진다고 배 교수는 설명했다.
신체와 인격이 성장하는 과정에 있는 아이들이 학대를 받으며 자랄 경우 ‘영구적인 손상’, ‘자기 부양능력 상실’을 초래하면서 이는 사회가 짊어져야 할 비용으로 고스란히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 “신고의무자 대상으로 ‘왕눈이’ 양성”
배기수 교수는 아직 우리나라는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과 대처에 있어 미국과 유럽 선진국에 비해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있음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왕눈이’ 양성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선 신고의무자(교사, 의료인, 아동복지시설 종사자)들이 아동학대의 상황과 현실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우리 아이들이 폭력으로 인해 상처받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올해 6월 ‘아동복지법 개정법률안’이 발의돼 신고의무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교육 의무화가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배기수 교수가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아동학대예방전문위원회는 교사와 아동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왕눈이’ 양성 1차 교육을 지난 9일 의정부에서 실시하면서 본격적인 아동학대 예방사업에 나섰다.
23일에는 경기도교육청에서 2차 교육을 실시해 총 1천100여 명에게 아동학대의 실태와 심각성을 알렸다.
배 교수는 올해 경기도에서 중점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왕눈이’ 양성 사업을 내년부터는 교육부와 행자부와 협의해 학교를 비롯해 동장과 통장, 마을 이장에까지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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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3월 24일 열린 아주대병원 학대아동 보호팀 발대식. 사진 왼쪽 세번째가 배기수 교수. | ||
▲ “‘왕눈이’ 양성 사업은 아이들을 학대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
배기수 교수는 “궁극적으로 전 국민이 아동학대가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며 “사회·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인 학대 방지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왕눈이’가 돼 ‘눈을 크게 뜨고’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켜줘야 합니다.”
의료 현장의 일선에서 아동학대의 심각한 사례들을 접하면서 그 심각성을 몸소 체험한 배 교수는 누구보다도 학대 예방 프로그램 개발과 ‘왕눈이’ 양성 강의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학대로 인해 상처받은 아이들을 위해 이와 같은 행위들은 반드시 근절돼야 합니다. 아동학대로 인한 가정폭력의 악순환은 더이상 반복되서는 안 됩니다.”
| ‘왕눈이’ 양성교육이란? 눈을 크게 뜨고 감시하는 부엉이를 의인화한 ‘왕눈이’ 양성 사업은 아동복지법에 명시된 아동학대 신고의무자(교사, 의료인 등)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교육사업이다. 향후 신고의무자 교육이 의무적으로 실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한의협의 아동학대예방전문위를 비롯한 전국 44개 학대아동보호팀은 ‘왕눈이’양성 교육, 세미나, 교육교재 개발, 연구ㆍ홍보 사업에 나서고 있다. 아주대 소아과 배기수 주임교수는 “1천 100명의 초등교사 교육을 2차에 걸쳐 실시했으며 오는 12월에는 의료인을 대상으로 ‘왕눈이’ 교육 워크숍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내년에는 교육부, 행자부, 지자체와의 협조를 통해 일선 통ㆍ반장과 이장에까지 ‘왕눈이’양성 사업이 확대될 예정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