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능력계발·평생교육의 요람

[학교탐방] 장안구 이목동 ‘계명고등학교’

이목지하차도로 진입해 이목중과 동원고를 지나면 산기슭에 고즈넉이 자리한 계명고등학교(교장 이달순·장안구 이목동 104-1)가 눈에 들어온다.
건학이념인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회인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계명고는 1975년 평촌재건학교로 시작해 현재 고등학교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로 총 12학급 478명의 학생들이 배움의 길에 매진하고 있다.

▲ 재미있는 학교, 평생교육 실현의 장

우리 교육이 대학 입시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해마다 반복되는 진부한 내용일 수도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입시 위주 교육이라는 현실에 대해 ‘불감증’마저 앓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계명고의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은 오히려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계명고의 하루 일과를 살펴보면 오전은 정규 교과과정 수업이 진행되고 오후에는 다양한 계발 활동 위주로 짜여져 있다. 오전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은 연극, 미용, 댄스, 미술, 합창 등 총 10개의 분야 중에서 각자 원하는 동아리활동을 할 수 있다.

▲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달순 계명고 교장(사진 왼쪽).

이달순 교장은 “학교는 재미있게 다양한 취미와 능력을 계발할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오후 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과 개성을 살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명고는 무엇보다 고교 교육은 진로탐색과 자기 능력과 개성을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둔다는 교육 방침 아래 여러 가지 방과 후 활동을 개발, 장려하고 있다.

또, 2000년에 신설된 2년 단기과정을 통해 개인사정으로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 미술부 동아리반
전체 12학급 중 4학급으로 편성된 2년제 과정에서 배움의 길을 가고 있는 학생들은 대부분 정규 고교 과정을 밟지 못한 이들. 어려운 가정형편 등으로 한때 학교 교육을 등져야 했던 이들은 배움의 열정만큼은 누구보다도 뒤지지 않다.

정회상 교감은 “2년 단기 과정을 통해 경제적 이유로 제대로 고교 교육을 받지 못한 이들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거둔 결실은 개인을 넘어서 사회공헌으로까지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년 단기 과정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한 졸업생들은 대부분 사회복지 분야로 전공을 선택해 사회 기여와 공헌을 위한 제 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 계발 활동을 통한 인성교육과 진로탐색

현재 계명고 내에는 인성·교양, 진학지도, 문예, 스포츠, 진로, 청소년선도 등 200여명의 자문위원이 활동하고 있는 6개의 자문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자문위원회를 통해 재학생의 인성교육과 진로탐색을 돕는 한편, 다양한 특강과 체험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달순 교장은 수원대 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쌓아온 인맥 등을 총동원해 자문위원회 뿐만 아니라 고문위원회 발족에 힘을 모아 교육 내실화를 꾀하고 있다.

▲ 꽃꽂이 동아리반
재학생을 위해 매주 1회씩 반드시 현장체험 학습을 실시해 산업현장이나 관공서 견학, 저명인사의 특강과 실기 지도를 통해 교실을 뛰어넘어 교육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23일에는 지역 국회의원과 시·도 의원을 비롯해 언론인과 지역계 인사로 구성된 학교발전 고문위원회(회장 우봉제)를 발족해 학교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교장은 “배움에 있어 낙오자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며 “발전 고문위원회 발족은 진정으로 학생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전개하고자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교실 증축·특별교실 마련 등 지원 확대 시급

계명고에 진학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현행 학교 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거부감을 갖고 있어 지역에서 이 학교를 바라보는 시선과 인식은 편견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이달순 교장과 정회상 교감은 이러한 지역사회의 인식에 대해 오히려 계명고의 교육과정이야말로 우리 교육계가 처한 현실과 한계를 해결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정 교감은 “다른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했던 아이들이 들어와 대학에 진학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면서 “계명고는 평생교육과 대안교육의 장으로서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오전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은 연극, 미용, 댄스, 미술, 합창 등 총 10개의 분야 중에서 각자 원하는 동아리 활동을 한다.

그러나 아직 계명고가 나아가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지역 사회에서 계명고를 바라보고 있는 인식 수준뿐만 아니라 행정·교육 당국의 제도적 지원이 미비한 게 현실이다.

우선 계명고등학교는 다른 고등학교와 달리 고교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로 분류돼 교육법상 초·중등 분야가 아닌 평생교육 부분의 적용을 받는다.

이 때문에 교육당국으로부터의 지원항목도 일반계 고교의 80개 항목의 10%에도 못 미치는 7~8개 항목에서만 지원받을 수 있다.

한 예로 대학을 진학하지 않고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일반 고등학교 학생에게는 직업학교 교육을 위한 훈련비와 실습비 등이 지원되지만 계명고와 같은 평생교육시설로 분류된 학교는 이와 같은 지원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재학생 가운데 소외계층 자녀와 학습 부적응 학생이 있어 교육적 투자가 절실한데도 이에 대한 지원은 한정적이라는 게 계명고의 설명이다.

정회상 교감은 “평생교육센터, 교실 증축과 계발활동을 위한 특별교실 마련 등 지원 방안이 시급하다”면서 “지원 확대를 요청하는 건의안을 준비해 교육당국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선생님이 직접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학생들을 태워 등교를 돕는 등 교사와 학생 간의 정(情)이 돈독하다.

▲ ‘진정한 대안교육 모델을 만들기 위해 …’

도심과 떨어져 한적한 산기슭에 위치한 계명고는 외부에 시선을 의식하기 보다는 꿋꿋하게 자신만의 교육 모델을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학교발전 고문위원회 발족을 통해 교육여건 개선과 지원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현재 200명 규모인 자문위원회를 300명으로 확대해 학교발전의 청사진을 하나씩 그려가고 있다.

“평생교육 분야에 있어 자랑스러운 학교로 만들어 가겠다”는 이달순 교장의 포부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밝고 구김살 없는 얼굴로 내일의 꿈을 키워가는 학생과 교직원의 표정에서 계명고의 희망을 기대해 본다.

▲ 학교연혁
1975. 3.17. 안양시 평촌동에 평촌재건학교로 시작
1986. 1.22. 고등학교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인가
1996.10. 7. 계명실업고에서 계명고로 개칭
1996.12.18. 장안구 이목동 104-1번지로 학교 이전
2000.11.28. 2년 단기과정 신설
2005. 2.18. 27회 졸업(204명) 총 졸업생 2천255명
2005. 8. 1. 이달순 교장 부임

[인터뷰] 이달순 계명고 교장
“전국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학교”

올해 8월 1일 부임해 같은 달 29일 공식 취임한 이달순 교장(70)은 입시위주의 교육 현실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인성과 사회인으로서 소양을 갖춘 인재 양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계명고등학교 이달순 교장
- 수원대 총장으로 재직한 후 계명고 교장으로 취임한 것부터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 학교로 부임하게 된 계기는?

▲ 우리나라 교육은 지금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인성함양과 진로 탐색 등 정말 필요한 부분이 도외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 과정은 사회인으로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올바른 소양과 인성을 갖춘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기입니다.

학생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발전시켜 아이들이 적성과 능력에 맞는 분야에서 제 몫을 다할 수 있다는 잠재력에 매력을 느껴 제 여생을 바칠 계획입니다.

- 계명고만의 특별한 교육 환경을 설명한다면?

▲ 우리 학교는 오전에 정규 교과 수업을 마치고 오후에는 각자 다양한 계발활동과 취미활동 위주로 교육과정이 짜여져 있습니다.

그동안 소년감호소 위문, 공장견학, 특강과 실습 등 1주일에 1회는 반드시 현장체험 학습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재미있게 공부하는 동시에 자기 능력과 적성을 발굴하면서 자신의 진로를 열어갈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교내 자문위위원회를 통해 인성, 진로, 상담 등 여러 분야의 인사와 전문가를 초청해 한 사람이 최소한 1학기에 1회씩 돌아가며 학생들을 위한 특강이나 강좌에 초빙하고자 합니다.

- 취임 후 인상에 남는 일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 2000년 학습장애가 있던 30대 학생이 계명고에 입학한 이듬해에는 그 학생의 어머니도 2년 단기 과정에 입학해 함께 고교과정을 마치고 대학에까지 진학해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또, 학교 위치상 통학 여건이 좋지 않아 학교 선생님이 직접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학생들을 태워 등교를 돕는 등 교사와 학생 간의 정(情)이 돈독한 것에 감동한 적도 있었습니다.

- 학교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연일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 현재 200여 명으로 구성된 학교 자문위원회 규모를 300명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학교발전 고문위원회 발족과 같이 학교 발전 계획과 지원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외부에 홍보하고 있습니다.

입시위주의 틀로 우리 학교를 바라본다면 계명고를 그리 선호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의 참목적을 생각한다면 계명고가 가장 모범적인 교육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재학생과 졸업생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전국에서 손꼽히는 유명한 학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이달순 교장 프로필
1979년 중앙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졸업 (정치학박사)
1985년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985년 수원대 학장
1989년 수원대 행정대학원장
현재 수원대학교 명예교수, 계명고등학교 교장

  
박장희 기자 jjang362@suwonilb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