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깍두기’를 아시나요

[맛집 따라가기] 권선동 설렁탕집

권선동 농수산물 시장 후문 ‘서울깍두기’ 설렁탕집은 아침 9시만 되면 뽀얀 김과 함께 구수한 냄새로 지나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원래 설렁탕은 제사 때 희생된 소를 삶아 참여자들이 일종의 음복으로 먹는 음식으로 대표적인 서울 음식이다. 설렁탕은 국물내기의 역사가 깊다. ‘서울깍두기’는 40년 전 서울 명동의 ‘미성옥’에서 설렁탕 국물 내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이천 증포동 설렁탕집을 거쳐 수원에 이르렀다. 지난 8월 서울 상계동에서 개업할 정도로 이 집의 설렁탕 맛은 주위 알만한 사람은 다 알 정도로 이미 소문이 나 있다.

   
▲ 깔끔하고 담백한 돌판모듬수육 한상차림

설렁탕 국물 내기는 오랜 경험을 통해 제대로 된 빛깔과 맛을 얻을 수 있다. 이 집의 설렁탕은 기름기가 거의 없고 담백하며 고소해 직장인은 물론 노인부터 어린아이까지 가족 단위의 손님이 많이 드나든다.

사골의 핏물 빼기부터 손질과 국물 우려내기는 여느 설렁탕 집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 집의 특징은 전날 다듬어 놓은 사골을 이른 아침 끓이기 시작해 서너 시간 은근한 불에 곤 후 당일 소비한다는 점이다. 특히 큰 무쇠 가마솥에서 적당한 온도에 적당 시간 푹 끓이는데 이때 뚜껑을 약간 열어 사골 특유의 누린내를 없애 준다.

이 집의 설렁탕은 일반 탕기 보다 큰 돌솥 비빔밥기에 소면, 편육이 곁들여 나오는데, 처음 맛과 끝맛이 변함이 없다. 색과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다른 첨가물을 쓰지 않은 순수 사골로 국물을 내기 때문이다.

설렁탕은 깍두기 맛도 중요하다. 이 집은 끓인 멸치 육젓의 국물을 내려 김치를 담가 적당히 숙성시킨 후 손님상에 낸다. 깍두기 국물로 간을 맞춰 먹으면 개운한 것이 해장국으로도 제격이다. 부추김치도 같은 방법으로 무치는데 설렁탕 고기를 싸서 먹으면 더욱 좋다.

박찬이(49) 사장의 상냥함과 마음도 설렁탕 맛을 더한다. 아침 일찍 찾아와 기다린 할머니에게 한 그릇 대접하는 등 근처 권선동 경로당 행사 때면 설렁탕으로 어른들을 모시기 때문이다.

메뉴는 설렁탕(5,500원), 돌솥설렁탕(6,500원)과 돌판모듬수육(25,000원)등 다양하다.

구수하면서도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현대인의 입맛에 꼭 맞다. 40년 전통의 무쇠가마솥 설렁탕 맛으로 요즘 어수선한 과학계 소식으로 씁쓸해진 속을 달래보자.

문의 235-9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