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교환이식한 두 부부 '새 생명'

정연익-박영미, 이덕상-이명옥 부부

   
▲ 왼쪽부터 정연익-박영미 부부, 이덕상-이명옥 부부.
"두 부부가 서로 간을 교환해 새 생명을 얻어서인지 동기간처럼 정이 느껴집니다"

심각한 간경화증세로 시급히 이식수술을 받아야 했으나 가족 내에 혈액형이 맞는 사람이 없어 장기제공자를 찾아 애태우던 두 중년 남성이 상대방 부인의 간을 이식받아 새 생명을 얻게 됐다.

지난 2000년께부터 심각한 간경화 증세를 보이기 시작해 수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겼던 이덕상(51)씨와 정연익(41)씨.

이들에게 의료진은 간이식 수술을 권했으나 이들은 국립장기이식센터를 통한 뇌사자 간 이식을 기다리다 지쳐 가족들의 간을 일부 잘라내 기증받는 '생체이식'을 고려했다.

하지만 이들과 혈액형이 맞고 기증이 가능한 가족도 찾을 수 없었다.

아주대 의료진은 사정이 비슷한 이씨와 정씨의 혈액형이 B형과 A형으로 각각 상대방 부인의 혈액형과 같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들에게 부부간 교환이식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권유했다.

이씨 부인 이명옥(46)씨는 "남편이 간을 기증받아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렇게 해서 이씨는 지난달 25일 정씨 부인 박영미(41)씨의 간을, 정씨는 지난 8일 이씨 부인의 간을 각각 기증받았다.

수술을 받은 두 쌍의 부부는 모두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다.

수술을 담당했던 아주대 외과 왕희정 교수는 "생체 간이식은 성공률이 95%에 이르고 장기 제공자와 수혜자가 혈액형만 같으면 된다"며 "가족 안에 적당한 장기 제공자가 없을 경우에 이들처럼 가족간 교환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