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이렇게 되도록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 게 죄입니까"
김현겸(49), 홍사광(46), 박재경(43)씨는 수원시 장안구 SKC공장에서 일하다 산업재해를 당했다.
회전 롤러에 손이 낀 김씨와 홍씨는 오른손을 다쳤고, 과로로 쓰러진 박씨는 왼쪽 팔다리가 마비돼 2급 장애인 신세가 됐다.
사고 후 몸을 추슬러 회사로 돌아온 이들은 새로 배치받은 부서 일에 적응하기 위해 남들보다 두세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홍씨는 "기계를 돌리는 작업장을 떠나면서 왼손과 엄지만 남은 오른손으로 컴퓨터 사용법을 배우는 게 많이 힘들었지만 중ㆍ고등학생인 두 아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지난해 6월 회사로부터 자신들이 다른 100여명의 동료와 함께 희망퇴직 대상자가 됐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회사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들며 근속연수에 따라 30~48개월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할 테니 명예퇴직 형태로 회사를 나가달라고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이들을 지난해 6월 31일자로 정리해고했다.
김씨는 "사고가 났을 땐 '정년을 보장하겠다'고 했던 회사가 이제 와서 청춘을 바치고 몸까지 희생당한 우리를 내쫓으려 한다는 생각에 너무 억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해고를 당한 후 8개월째 오전 8시면 어김없이 회사 정문으로 '출근'해 대답없는 회사를 향해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동료들에게 잊혀지는 게 가장 힘들다"는 박씨는 "몸이 불편한 우리가 다른 곳 어디에 가서 일할 수 있겠느냐"며 "TV에서 인간존중을 표방하는 그룹 광고를 볼 때마다 씁쓸한 마음에 채널을 돌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