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나비 유혹하는 '산수국'

이원희의 들꽃 이야기

▲ '산수국' 가로 43.5 x 세로 28.5㎝, 수채화
지난해 늦은 유월이었던가….

한라산 산행 중 산간도로를 일행과 함께 지날 때 갑자기 비가 주르륵 쏟아져 할 수 없이 아쉬운 맘 접고 숨가쁘게 내려올 적 저쪽 한켠 비탈에 온몸을 비에 씻은 선녀인양 환한 미소에 다소곳한 산수국….

그 매력에 발걸음을 멈추고 쪼그려 앉아 들여다 보니 마치 난쟁이들의 호위를 받으며 행차하는 동화 속의 예쁜 공주님인 것 같기도 하고, 청자색의 작은 꽃망울마다 화사하게 꽃술을 내밀고서 송알송알 모여있는 그 무리는 밤하늘을 수놓은 폭죽과도 같아서 마치 어두운 밤 깊은 산 속에서 벌인 축제의 흔적을 담고 있는 것 같았다.

7~8월에 꽃이 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 등 아시아 전역에서 볼 수 있다. 큰 꽃이 헛꽃인 무성화이고 작은 꽃이 진짜 꽃인 유성화이다. 꽃이 너무 작아서 헛꽃을 크게 피워 벌, 나비를 유인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수국은 옹기종기 모여 비슷한 꽃이 무성하게 피어나 둥그런 공을 연상시키지만, 산수국은 헛꽃이 너덧 개씩 사방을 둘러싼 후에 작은 꽃망울들이 활짝 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곁에 헛꽃까지 피우는 산수국…. 안 그래도 아름다운데 더 아름답게 자신을 치장하고 있다.

수국의 색은 토양에 따라서 달라진다. 산성 토양이면 푸른색이 짙어지고 알칼리성이면 붉은색이 짙어진다. 야생에서 토양의 산성농도에 따라 옅은 청자색부터 짙은 파란색까지 함께 피어있는 산수국을 보면 자연의 신비를 실감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