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타 자장면의 진수를 보여주마

[이현주 기자의 맛집 따라가기] 화서시장 입구 '청화루 옛날 손 짜장'

   
▲ '청화루 옛날 손 짜장'의 자장면, 짬봉, 탕수육 세트 메뉴

장바구니 들고 삼삼오오 들어서는 사람들의 입에서“1번이요, 4번이요!”

좀 의아하게 들리겠지만 이 소리는 자장면 집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기분 좋은 외침이다.

어린 시절 시장 한쪽 골목에 허름한 중국 음식점 유리창 너머로 춤추듯 면발을 뽑아내는 아저씨가 하도 신기해 한참을 멈춰 서서 바라보던 기억이 있다.

요즘은 규모나 실내인테리어가 고급 레스토랑 못지않게 화려하게 변해가고 있어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던 자장면의 추억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웠다.

그런데 어렵게 찾은 화서 시장 입구에 있는 ‘청화루 옛날 손 짜장’ 집에 가면 엄마 손잡고 먹던 자장면의 추억을 되찾을 수 있다.

눈에 띌 듯 말 듯 간판이 보이는 이 집은 때와 상관없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백건만(46), 이영미(42) 부부는 “뭐, 내세울 만한 것이 있나요”라며 수줍은 듯 첫마디 하더니 줄줄 맛의 비법을 이어간다.

수타면의 장점인 면의 쫄깃한 점성은 이미 알려 있고, 여기에 이 집만의 특별한 맛내기 비법은 자장 소스에 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굵직굵직하게 썬 각종 야채를 볶으면서 나오는 야채즙에 춘장과 전분을 넣어 소스를 완성한다. 잘 삶아진 쫄깃한 면에 살짝 부어 먹으면 부드럽게 착착 감겨오는 자장의 깊은 맛에 저절로 감탄사가 배어나올 듯싶다.

여기에다 시큼한 케첩 소스가 싫어 그동안 탕수육을 멀리 했던 분들은 이 집을 꼭 찾길 권한다.

계피, 생강, 레몬, 대파, 양파 등으로 만든 탕수육 소스는 향긋한 계피와 레몬 향이 아주 독특하다. 먹어도 먹어도 개운한 것이 물리지 않는 탕수육 맛을 체험할 수 있다.

   
▲ '청화루 옛날 손 짜장' 백건만, 이영미 부부

메뉴 또한 이 집의 특징이다. 단일 메뉴를 묶어 패키지로 주문하는데, 번호가 붙여진 이 식단은 다양한 맛을 즐기고 싶을 때 이용하면 좋다.

물론 단일 메뉴도 주문이 가능하며 가격도 저렴하다. 기계로 뽑아내는 일반 자장면에 비해 손자장면이 비싼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집은 시장 상인과 시민을 고려해 자장면 3,000원, 짬뽕 4,000원을 받고 있다.

이 집의 맛과 가격이 시민들을 화서시장으로 끌어 들이는 큰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로 맛이면 맛, 가격이면 가격이 맘에 든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물론 주부와 젊은이들까지 이 집을 일부러 찾아 자장면을 먹으러 화서 시장에 오기 때문이다. 주말에는 가족단위의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

봄나물 생각나는 이번 주말은 화서시장에서 냉이, 쑥, 달래도 사고, 이 집에 들러 영양 만점, 가격, 맛 따봉인 수타 자장면으로 아이들에게 추억하나 만들어 주면 어떨까.

전화 252-2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