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경찰관의 쓸쓸한 면직

공무집행중 다쳐 식물인간된 수원중부경찰서 장용석 경장

"이제 남편은 직장과 사회에서도 잊혀지겠죠. 그게 가장 마음이 아파요"

폭력사건 현장에서 피의자에게 폭행당하는 바람에 3년째 식물인간 상태로 입원치료를 받아온 한 경찰관이 휴직기간 만료로 아쉽게 경찰제복을 벗게 된다.

수원중부경찰서에서 근무하던 장용석(36) 경장과 가족들에게 예기치 못한 불행이 닥친 것은 2004년 6월 2일.

거리에서 발생한 폭력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동료 경찰관 3명과 함께 출동했던 장 경장은 취객 P(35)씨에게 폭행당해 쓰러지며 머리를 바닥에 부딪쳐 크게 다쳤다.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지만 그는 눈만 깜빡거릴 뿐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먹지도 못하는 식물상태가 되어버렸다.

아내 황춘금(32)씨 등 가족들은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햇수로 3년째 병상 곁을 지키고 있지만 장 경장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지난해 말에는 급성폐렴으로 한 달 동안 중환자실에서 지내기까지 했다.

장 경장은 경찰 규정상 병가와 일반연가, 질병휴직(1년)을 이미 모두 썼기 때문에 오는 24일 더 이상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간주돼 직권면직된다.

아내 황씨는 "남편이 평소 자기 생일보다 경찰의 날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정도로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남달랐다"며 "남편의 면직으로 우리 가족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조그만 희망마저 잃게 된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빠듯한 처지에 맞벌이하며 마련한 보증금 8천만원 짜리 전셋집이 전재산인 장 경장 가족들은 이제 그 동안 받던 경찰 기본급여마저 끊기기 때문에 앞으로의 생활이 막막하기만 하다.

소정의 퇴직금과 보훈처의 국가유공자 연금을 받게 되겠지만,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남편 치료비 마련에다 아직 학교도 못간 두 자녀의 부양까지 감당해야 할 황씨의 어깨는 한없이 무겁기만 하다.

장 경장의 쓸쓸한 면직을 바라보는 동료들도 가슴이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사고를 당하던 날 함께 출동했던 A경사는 "용석이가 직장을 떠난다는 소식에 답답해서 뭐라 말이 안 나온다"며 "아직도 술에 취해 막무가내로 경찰을 폭행하는 사람들을 보면 용석이 생각이 다시 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장 경장을 폭행했던 P씨는 현재 2년6개월형을 선고 받고 청송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