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이탈리아는 광장의 국가라고 불릴 정도로 아무리 작은 마을에 가도 반드시 몇 개의 크고 작은 광장이 있고 길은 자연히 마을중심의 광장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 광장은 오전에는 시장의 형태로 개방되고 저녁이면 사람들이 모여들어 만남의 장소로서 대화나 토론, 집회 등이 행해지는데 이런 정경은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우리나라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서구의 민주주의’가 매일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강인한 시민정신의 원동력은 바로 이 광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서구의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의 행동을 지탱해주는 광장이야말로 시민의 대화와 민주주의를 보증하는 훌륭한 생활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런던 광장이나 트라팔가 광장, 프랑스의 콩코드 광장, 독일의 시테판 광장 등 이들의 광장은 그 도시와 민주주의를 상징하기에 충분한 것으로서 우리나라의 도시에서 결핍돼 있는 것이 바로 이 광장과 광장이 상징하고 있는 시민사회의 논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현대 산업사회가 고도로 발달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인정과 눈물, 사랑이 메말라지고 있는 인간성 소멸의 시대에 사는 우리에겐 만남과 대화의 광장이 없다.
온통 사면이 벽으로 둘러막힌 어둡고 좁은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생활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마음은 점점 좁아지고 두꺼워진다.
청소년문제, 각종 범죄의 증가 등 사회적 병리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까닭도 어쩌면 이러한 환경이 주는 당연한지도 모른다.
지방화시대에 있어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노력도 제도의 도입이나 구호만으로는 참다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어렵다. 자유가 있고 평등이 있고 관용이 베풀어지는 넓은 광장에서 남녀노소 이뤄질 때 건전한 시민정신이 싹트고 진정한 민주주의가 꽃피게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도 도시민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인접된 정신적인 안식처로서 또한 대화의 공간으로 제공되는 시민을 위한 광장을 조성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