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달구 고등동 주민인 손영기(69)씨는 7년째 해가 뜨고 지기 전이면 어김없이 집 밖을 나선다.
이른 새벽공기를 마시며 나온 손 씨는 골목 곳곳을 돌며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여기저기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가 하면 주민들이 아무렇게나 놓아둔 쓰레기를 정리한다.
칠순이 다된 나이지만 운동삼아 청소를 한다는 그는 여느 젊은 사람 못지않게 건강하다. 대형 쓰레기인데도 골목어귀에 누군가 버려둔 책장 하나를 힘도 들이지 않고 분리한다.
손 씨가 나와 두 시간 정도 동네를 돌고 나면 그가 지나간 길은 어느새 정리되고 말끔해진다.
게다가 폐품과 종이 등을 팔아 일정한 수입이 생기면 동네 어른들이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하지만 갈수록 늘어만 가는 거리의 쓰레기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쓰레기 너무 무방비야. 정리하면 흐트러져 있고 줍고 나서 돌아보면 또 있으니 말이야. 나 하나 안 버리고 나 하나 주우면 깨끗한 걸 왜들 모르는지 ….”
또 극성이라는 둥, 노숙자라는 둥 헐뜯기 좋아하는 이들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가족들의 반대가 심해 가끔 속이 타기도 한다는 손 씨.
이런 손 씨지만 깨끗하고 살기 좋은 동네가 될 때까지 동네 구석구석을 청소하겠다는 그가 있어 오늘도 고등동 거리는 ‘맑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