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의 들꽃 이야기

어릴 적 마을 뒷동산에서 친구들과 놀면서 무덤가에 핀 할미꽃의 그렇게도 고개숙인 모습이 어찌나 곱기도 하고 사랑스러운지…. 허리가 굽어 늙어 보이는 모습이지만 그것이 참으로 인자해 보였다.
할미꽃은 원죄가 없어 싹 날 때부터 겸손한가 보다. 다소곳이 고개숙인 그 겸허한 모습이 뻣뻣한 나의 목을 유연하게 해 주어 때로는 고마움을 느끼곤 한다. 죄 많은 사람이 죽으면 이를 가련히 여겨 무덤을 지켜 주며 망자의 영혼을 위로해 주는 것이 할미꽃이 아닐는지….
할미꽃은 한국 전역의 산과 들에 양지바른 곳에 자라며 키는 30~ 40㎝ 정도이고 전체에 흰색의 털이 많다. 잎은 5장의 잔 잎으로 이루어진 깃털 모양의 겹잎으로 잎자루는 길며 적자색의 꽃은 4~5월경 중심에서 나온 긴 꽃줄기의 끝에 1송이씩 핀다. 수술은 많고 꽃밥은 황색이며 암술도 많다.
뿌리를 백두옹(白頭翁)이라 하여 한방에서는 건위제ㆍ소염제ㆍ수렴제ㆍ지사제ㆍ지혈제ㆍ진통제로 쓰거나 민간에서는 학질과 신경통에 사용하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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