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표' 장애인들의 아름다운 합창

수원시장애인합창단, 30~70대 시각ㆍ지체장애인 32명 구성일주일에 두번씩 합창 연습 … 각종 행사 초청돼 솜씨 뽐내

'검은 빛 바~다 위~에 밤배 저~밤~배 무섭지도~ 않은가 봐 한없~이 흘러가~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17일 저녁 7시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수원시재활복지회관 4층 허름한 강당에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나지막하게 울려 퍼졌다.

노랫소리의 주인공은 앞을 보지 못하거나 소리를 듣지 못하고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 32명.

수원시장애인합창단의 정식단원인 이들은 무보수로 합창단 지휘를 맡고 있는 이원희(44ㆍ여ㆍ수원 농천교회 학생회 교사) 집사의 손놀림과 손뼉 장단에 맞춰 2시간 동안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냈다.

2001년 11월 만들어져 올해로 6년째 운영되고 있는 수원시장애인합창단은 30~70대 장애인들이 주축이 돼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재활복지회관에서 노래연습을 한다.

치매노인센터나 양로원 등을 돌며 노래를 부르는 '장애인가수' 김열수(72ㆍ여ㆍ지체2급)씨부터 장구와 기타 등 여러 가지 악기를 다루지만 그 중에서도 하모니카 솜씨가 일품인 양병업(64ㆍ시각1급)씨까지 '노래가 없으면 인생에 낙이 없다'는 사람들이다.

일주일에 두 번 만나 연습하는 이들이지만 실력은 수준급이어서 2004년 경기도장애인합창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 5차례 열린 합창대회에서 한 번도 상을 놓친 적이 없다.

또 장애인의 날 행사 때나 시청의 신년인사회, 구청의 구민행사 등에 단골로 초청돼 합창솜씨를 선보이고 노인정에서 열리는 경로잔치에도 나가 아름다운 화음을 선사하고 있다.

김열수씨는 "장애가 있는 여러 사람이 모여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너무 감사하다. 우리는 천사표 한 가족"이라며 "합창연습하러 오는 날이 제일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사의 화음을 만들어 내는 이들은 연습하는 날만 되면 기쁜 마음과 함께 미안한 마음도 감출 수가 없다.

수원시장애인연합회 직원들이 연습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 자신의 승용차 등 차량 5대를 이용해 수원시 전역을 돌며 몸이 불편한 단원들을 연습장까지 태워오고 끝난 뒤에는 다시 집까지 바래다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애인연합회 직원들은 오히려 "밤늦게 연습하는 단원들을 위해 야식도 변변히 마련해 주지 못하고 있다"며 미안해 하고 있다.

양병업씨는 "지휘자 선생님이나 피아노 반주자, 연합회 직원분들 모두 천사같은 마음을 가진 고마운 사람들"이라며 "이 모든 분들께 노래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