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으로 굽는 ‘이웃 사랑·행복’

[이색 주민자치센터를 찾아서] 고등동 제빵ㆍ제과교실

▲ 고등동 주민자치센터 제빵ㆍ제과교실 프로그램이 있는 매주 금ㆍ토요일 회원 20여명이 '빵 만들기'에 분주하다. 이들은 오는 어버이날에 동네 어르신에게 직접 만든 '사랑의 빵'을 나눌 계획이다.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주민자치센터에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만 되면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빵’ 냄새가 풍긴다.

이날은 고등동 주민자치센터의 제빵ㆍ제과교실 프로그램이 있는 날.
회원 20여명은 이른 아침부터 서로에게 연락을 주고 받으며 ‘오늘은 어떤 빵을 만들까’ 행복한 고민을 한다.

고등동 주민자치센터 전영근 위원장의 노력으로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와의 결연을 맺고 올해 초부터 시작한 제빵ㆍ제과교실의 회원들은 그동안 소보로빵, 페스트리, 크림빵, 모카빵 등 여러 종류의 빵을 만들어 왔다.

처음으로 빵을 만들어 보기에 각 과정마다 서툰 모습이지만 5시간 동안 이어지는 제빵과정에서 탄생한 자신만의 빵을 보면 뿌듯하기만 하다.

특히 갖가지 재료를 이용해 부풀기도, 줄어들기도 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구워지는 빵을 보면 신기함을 넘어서 즐겁고 보람차다.

▲ 서툰 솜씨지만 직접 만든 빵을 가족에게 맛보이면 "“아빠ㆍ엄마 최고"라고 환호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노릇노릇 구워진 빵은 초보의 솜씨라 할지라도 지금까지 먹어본 빵 중에서 가장 부드럽고 맛있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제빵교실의 반장인 김순화(54)씨는 “저를 비롯해 집안 식구들이 빵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직접 만든 빵은 맛있더라고요. ‘이것이 내가 만든 빵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먹다보면 어찌나 고소한지…. 지금은 우리 아이들도 제가 만든 빵은 맛있다고 해요”라며 빵 만큼이나 풍성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이것 뿐이 아니다. 부족한 실력으로 만든 빵이지만 한아름 안고 집으로 돌아갈라치면 집에 닿기도 전에 동이 난다.

동네 이웃들과 아이들, 어르신들을 마주하면서 하나 두개씩 나눠주다보면 어느새 두 손엔 빈 봉투만 남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끔은 집안에서 엄마와 아빠가 구워올 빵을 기다린 자녀들에게 보챔을 당하기도 한다.

또 제빵교실은 오는 어버이 날을 맞이해 온 동네 어르신들에게 작지만 정성으로 구워낸 빵을 전할 계획을 꾸미고 있다.

회원중 유일한 청일점이자 세 딸의 아버지인 양기석(46)씨는 “아직 미숙하게 만든 빵이라도 아이들이 맛있다면서 먹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먹는 것보다 더 맛있는 것 같다”며 “특히 아이들이 ‘아빠 최고’라고 부를 때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7살의 개구쟁이 아이를 둔 최순애(41)씨 역시 “전혀 모르던 부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것도 좋은데 엄마가 빵 만들어 오는 것을 기다리는 아이를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즐겁다”고 말했다.

이처럼 ‘빵’ 하나로 온 동네에 달콤한 행복감과 고소한 즐거움을 가져 온 제빵교실 회원들은 “빵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족과 이웃이 함께 할 수 있어 더 보람있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