슥슥 비벼먹는 보리밥의 ‘참맛’

[맛집 따라가기] 하광교동 ‘광교보리밥’

▲ 하광교동 '광교보리밥'은 10여가지의 나물과 어울려 그 맛이 깊고 구수하다.
4, 5월 보릿고개를 넘으며 질리도록 먹었다던 그 옛날 보리밥이 오늘날은 건강식에 다이어트와 영양 만점 별미로 자리 잡았다. 구수한 보리밥 맛을 젊은 세대들이 제대로 알리는 없지만 가끔 챙겨먹는 별식임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최고의 보리밥을 맛보려면 당연히 질 좋은 보리쌀에 직접 담은 걸쭉한 된장찌개와 열무김치가 갖춰줘야 한다. 여기에 보리밥만의 소박한 가격이 더해진다면 훌륭한 한 끼 만찬인데 이들 장점을 두루 갖춘 곳이 어딘가 하니 광교산 자락을 병풍처럼 휘두르고, 뒤로는 맑은 물줄기가 흐르는 ‘광교보리밥’ 집이다.

평일 대낮에도 삼삼오오 손님들의 발길이 꾸준한 이곳은 광교산 입구를 지나 널찍한 광교호수를 끼고 기분 좋을 만큼 들어간다. 주말이면 광교산을 올랐다가 내려오기 무섭게 달려오는 곳이 바로 이 집이다.

꽁보리밥에 쌀밥을 적절히 배합한 밥이 큼직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입안에서 미끌미끌 하고 탱글탱글하게 돌아다니는 그 특유의 맛과 느낌이 맛을 더한다. 취나물과 콩나물 등 10여 가지의 나물이 갖은 양념에 후덕함을 얹어 한 접시 가득 나오고, 상추와 깻잎은 기본 양배추에 호박잎까지 신선한 쌈 채소가 바구니 체로 나온다.

각종 나물을 순서대로 넣고 집 맛 그대로 담근 열무를 살짝 올려 고추장 한 숟갈에 맛깔나게 끊여낸 양념된장 조금 얹은 다음 참기름으로 마무리해 슥슥 비벼먹는 그 맛, 음 이것이 바로 요즘사람 끌어당기기에 손색없는 보리밥의 독특한 맛이다. 한 입 두입 수저 가득 푸짐하게 서너 숟갈 먹고 난 후 밋밋해진다 싶을 때 새콤달콤하게 무쳐낸 상추 겉절이로 상큼하게 돋우는 맛도 일품.

섬유질이 많아 소화가 잘되는 보리밥은 많이 먹어도 지방 축적이 되지 않아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에게는 심적인 부담까지 줄여주는 고마운 영양식이다. 여기에 각종 나물과 쌈 채소를 곁들이니 먹는 즐거움과 스트레스에 찌든 우리 몸이 간만에 시원해지는 듯하다.

보리밥의 넉넉함이 고스란히 담겨 나오는 이 집은 모든 것이 풍성하다. 나물이 그렇고, 쌈 채소가 그렇다. 무엇보다 달짝지근하게 맛을 내는 도심의 밥집과는 다르게 텁텁하고 걸쭉하게 뚝배기에 담아나오는 양념장은 고향의 맛이 뭔지, 어머니의 손맛이 뭔지를 알려준다. 농사일로 손이 거칠 대로 거칠어진 꼬부랑 할머니의 갈라진 손등마냥 까칠해 보이는 된장에 길쭉한 풋고추 하나 집어 푹 찍어먹으니 입안에서 감도는 그 맛 또한 깊고 구수하다.

이번 주말엔 봄기운 가득 푸릇푸릇 새 희망으로 넘쳐나는 광교산에 올라보자. 넓고 깊은 호수가 있고, 논과 밭이 있는 그 곳 광교산 자락을 한 바퀴 돌며 자연을 만끽하고, 적당히 배가 고파질 때 쯤 만나는 ‘광교보리밥’에서 한 배 두둑이 채운다면 우리 가족 주말 나들이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보리밥ㆍ파전ㆍ도토리묵 5,000원)

문의 247-8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