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대 전소, 너도나도 '대책마련'

시민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서장대가 방화로 인해 전소된 1일 서장대엔 화재현장을 찾은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져 때늦은 관심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서장대는 화성의 문화유적 가운데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인데도 소화전이 설치되지 않은데다 야간 순찰도 전무, 화재에 무방비였던 것으로 드러나 지방선거를 앞둔 시민들사이에선 '정치불신'의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서장대가 소실됐다는 소식을 들은 열린우리당 진대제 경기도지사 후보와 이기우 의원, 염태영 수원시장 후보는 이날 오후 화재현장을 찾았다.

화재현장을 지켜본 진대제 후보는 "최근 잇따른 방화로 창경궁과 화성 등이 소실됐다"며 "경기도내 많은 문화유산이 있는데 도지사가 되면 이러한 화재에 대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문화재 보호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나라당 김용서 시장을 비롯한 30여명의 광역·기초후보도 이날 오후 3시께 서장대에 올랐다.

김용서 수원시장은 "시장으로서 문화유산의 훼손을 막지 못해 죄송하다"며 "앞으로 20여곳에 이르는 화성 안의 목조 시설물을 잘 보호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장대가 방화로 인해 모두 소실된 후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이라며 비난의 여론이 일고있다.

이날 라디오를 통해 서장대 전소 소식을 들었던 정모(51·운수업)씨는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에 안전관리가 소홀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말로만 세계문화유산이지 내집 헌 신짝 보듯이 관리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시민 유모(53·자영업)씨 역시 "허술한 관리로 사고가 난 뒤 '대책마련하겠다'라는 말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래서 누굴 믿고 (선거에서) 뽑아 주겠냐"고 말했다.

1997년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던 당시 수원시장을 역임했던 심재덕 의원(열린우리당ㆍ수원 장안)은 “수원시는 이번 서장대 방화사건에 대해 관리책임이 있다”며 “현 시장이 시민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서장대는 10년전인 1996년 여름에도 방화로 큰 불이 나 재복원됐었으며, 이번 화재로 인해 약 10억원 상당의 문화유산이 손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