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처럼 다가온 필연 ‘연극’

[수원사람] 극단 '城' 배우 이은미 씨

▲ 이은미씨는 오는 6월 4일까지 극단’城’에서 공연하고 있는 ‘소나무 아래 잠들다’에서 주인공 옥순이역을 맡아 관람객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연극배우요. 제 인생이죠”

수원에서 태어나 수원에서 연극배우로 활약하고 있는 이은미(28)씨의 말이다.

연극에 대한 이해나 배우에 대한 이해도 없을 무렵인 초등학교 3학년부터 연극배우가 꿈이었다는 그의 연극 생활은 순번에 밀려 1년 동안 담당 선생님을 졸라 들어갔던 중학교 연극반 동아리에서 시작됐다.

연극에 대한 매력을 조금씩 알아갈 때쯤, 그는 ‘혹시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마음에 예술고등학교 대신 집안의 권유로 상업고등학교에 들어가 취업의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마음에 연극배우의 꿈을 안고 있던 그는 1997년 다니던 직장의 휴무였던 어느 날, 팔달문 거리를 거닐다 보게 된 연극공연으로 또다시 연극의 여정 속으로 뛰어들게 됐다.

“한쪽 골목에서 연극공연 소리가 들려와 자연스럽게 공연을 관람하게 됐죠. 공연을 관람하면서 ‘인생을 살면서 3번의 기회가 있다’라는 말이 떠올랐어요. 고등학교 진학과 대학 진학까지 전 두번의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라 생각했죠. 그래서 공연이 끝나고 가차없이 배우로 신청했죠”

어찌보면 얼토당토 않게 시작된 그의 배우생활. 그만큼 아픔과 어려움도 많았다. 단지 어린시절 연극반에서의 활동과 연극에 대한 꿈과 열정만을 가지고 연극배우가 되겠다는 것에는 무리수가 따랐다.

“쉽지 않더라구요. 우선 연극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했고 단 한 시간의 공연을 위해 몇 개월을 투자해야 한다는 게 쉽진 않았죠. 특히 연극이란 장르가 활성화가 안된 수원에서 단 한 사람의 관객을 위해 공연을 해야 한다는 것도 처음엔 힘이 들었어요”

하지만 그의 열정은 여기서 꺾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집에서 반대했던 것도 그렇거니와 자신과의 싸움과 꿈을 이루겠다는 신념에 ‘포기’란 단어는 있을 수 없었다.

▲ 연극배우 이은미 씨가 지난 2004년 수원화성문화제 뮤지컬 ‘정조대왕’ 작품에서 장사치 역할로 판소리를 하고 있는 모습.
그는 서울공연예술전문학교에 입학해 보다 전문적인 이론과 실기를 배웠다. 비록 명문대는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했다는 그는 졸업 후 서울서 열린 국제 현대무용제에 친했던 동기들의 허락(?)도 없이 참가를 신청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동기들에게 ‘우리 참가한다’고 통보하곤 ‘시간이 없다’는 동기들 대신 시나리오부터 시작해 무대의상, 연출까지 혼자서 몇날며칠 밤을 새워가며 준비했죠. 하지만 시상에서는 떨어졌어요. 그래도 국제대회에서 그것도 제가 직접 연출한 작품이 ‘창의적이고 신선하다’라는 평을 받았을 때 ‘아 역시 난 이 길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또 전문학교 졸업과 동시에 방송대 국문과에 편입해 지금까지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오는 6월 4일까지 극단’城’에서 공연하고 있는 ‘소나무 아래 잠들다’에서 주인공 옥순이역을 맡아 관람객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연극 등 문화적 요소가 척박한 수원에서 연극을 알리고 활성화 시키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는 “어느 누가 자신을 보더라도 ‘넌 연극인이다’라는 소릴 듣는 그런 원로배우가 되는 것이 지금의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