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나이는 숫자일 뿐"

수원 탑동 84세 이옥순 할머니, 중입 검정고시 합격

"뒤늦게 나마 정식 중학교 입학자격을 얻게 돼 기쁩니다. 몸이 허락하면 고입 검정고시에도 도전할 생각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이 1일 발표한 올 첫 중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 합격자 가운데 최고령자로 밝혀진 이옥순(84ㆍ여ㆍ수원시 권선구 탑동)씨.

일제시대인 지난 1921년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태어난 이씨는 고향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이후 이씨는 정신대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교사가 되려던 어릴적 꿈을 접고 17살때 서둘러 결혼한 뒤 1947년 월남, 지금까지 3남3녀의 자녀를 키우며 하루하루 바쁜 삶을 살아왔다.

그러나 이씨는 일제시대 일본인 교사 아래서 일본말로 공부하며 국어는 물론 수학ㆍ과학 등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아쉬움이 늘 마음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더욱이 당시 초등학교를 다니고도 정식 졸업장을 받지 못한 것이 항상 마음속에 한으로 남아 있었다.

이씨는 이같은 공부에 대한 한을 씻어내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아들과 손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밤낮으로 책과 씨름, 이번에 중학교 입학자격 즉 초등학교 졸업자격 검정고시에 당당히 합격했다.

이씨는 "나도 어릴때 공부를 했는데 가끔 손자들의 수학 교과서와 과학 교과서를 보면 무슨 말인지 전혀 알 수 없어 답답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며 "이제는 어느 정도 수학과 과학을 알게 돼 손자들과 대화도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올해 초 뇌출혈로 심하게 앓은 이후 현재도 몸이 좋지 않다"며 "그러나 건강이 허락하면 고등학교 입학자격 검정고시에도 응시하고 공부를 못한 또래 할머니ㆍ할아버지들에게 한글ㆍ수학 등을 가르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