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민노·무소속 후보 줄줄이 낙선

“생활정치 아닌 중앙정치 축소판 우려"

5월 31일 치러진 제 4회 동시 지방선거에서 수원 지역 기초의원 당선 결과 역시 전국적으로 불어닥친 한나라당 바람이 수원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비례대표를 포함한 36명의 기초의원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당선자는 모두 25명으로 의원 정수의 69.4%를 차지했다.

▲ 한나라당 바람, 기초의회마저 휩쓸다

10석(비례대표 포함)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을 제외하면 민주당과 민주노동당(비례 1석), 무소속 출마자의 성적은 말 그대로 참담한 수준이다.

양당 구도의 틈새를 노리며 시의회 진출을 꾀했던 민주당이나 진정한 생활정치를 표방했던 민노당, 그리고 정당공천제를 거부하며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했던 무소속 출마자 모두 쓴 잔을 들었다.

집권 여당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열린우리당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면서 전국을 휩쓴 한나라당 열풍은 기초자치단체의 살림을 책임질 기초의회도 비껴가지 못했다.

전체 지역구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의 돌풍은 현역이든 정치신인이든 예외가 없으며, 비례 대표를 제외한 32명의 지역구 의원 가운데 7대 현역 시의원이 아닌 당선자 18명중 한나라당 후보는 13명으로 나타났다.

반면 7대 시의원 출신 출마자 중 열린우리당을 제외하고 민주,민노,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자 18명은 모두 낙선했다.

특히 7대 수원시의회 의장인 김명수 후보(파 선거구)와 정단공천제를 비판하며 무소속 시의원의 모임 ‘풀뿌리 초록네트워크’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이은주 후보(바 선거구), 민노당의 김현철 후보(카선거구)의 낙선 등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정당공천제’, 기초의회 발전의 열쇠? or 저해?

이같은 기초의회 의원 선거 결과가 나오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단연 올해 지방선거부터 처음 실시된 ‘정당공천제’를 꼽고 있다.

한 무소속 기초의회 후보자는 “기초의회마저 정당공천제를 도입한 자체부터가 모순”이라며 “지방자치의 첨병인 기초의회를 중앙당과 도당이 장악하게 돼 오히려 지방자치에 역행하게 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와 관련 지방행정 전문가들은 정당공천제로 인해 지방자치가 역행하게 될 것이라면서 지역정치가 중앙정치의 축소판으로의 전락을 우려했다.

강명구 아주대학교 행정학부 교수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의 볼모가 됐다”며 정당공천제에서의 기초의회 활동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강 교수는 “지방선거는 생활의 민주화, 그리고 지방자치와 밀접하게 관련된 중요한 사안”이라고 전제하고 “생활정치가 아닌 중앙정치의 축소판이 고스란히 지역으로 옮겨져 지역정치를 오염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당 간판만을 보는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정책선거를 지향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이 전무했다고 평가했다.

▲ 지방자치, 희망의 ‘불씨’는 있는가?

비록 지역구가 아닌 비례대표 1석으로 수원시의회에 진출한 민노당의 선전은 양당 체제의 새로운 대안세력으로의 성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쉽게 3위로 낙선했지만 한나라당 후보를 추월하며 선전한 다 선거구의 임은지 후보를 비롯해 나 선거구의 김인숙 후보, 하 선거구의 강신숙 후보 등은 10%를 웃도는 득표율로 당선자들을 추격하며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다수 무소속 후보자들이 10%를 밑도는 득표율로 참패한 가운데서도 바 선거구의 이은주 후보(14%)와 가 선거구의 김학권 후보(14.3%)의 경우, 지역내 지지기반과 왕성한 지역활동 등이 선전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처럼 생활정치 실현과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에 힘썼던 이들 후보자가 일궈낸 결실이 희망의 ‘불씨’가 될지, 오는 7월 새로 출범하게 될 8대 수원시의회의 4년간 여정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