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도 투표권은 포기할 수 없지…”

10년째 관절염 투병 김영순 할머니… 소중한 한표 행사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원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투표율이 50% 수준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등 선거 무관심 속에서도 10년 넘게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60대 여성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 김영순 할머니는 몸조차 제대로 가누기 힘든 몸을 이끌고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통원 치료 중인 불편한 몸에도 투표권 행사의 ‘의지’를 보인 주인공은 팔달구 매산로 3가에 거주하고 있는 김영순 할머니(67·여·사진).

김 할머니의 집에서 매산동사무소 투표소까지 10분이면 충분한 거리지만, 몸조차 제대로 가누기 힘든 김 할머니가 투표하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2시간 30분.

관절염 통증으로 거동조차 불편한 김 할머니는 투표 당일 인근 병원을 찾아 진통제 주사까지 맞으며 투표소를 찾았다.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투표일을 ‘공짜 휴일’로 보내며 투표에 불참하는 사례가 많은 가운데서도 아픈 몸으로 힘든 투표 ‘여정’을 마친 김 할머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본권을 행사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담담하게 말했다.

“대한민국 국민이고, 수원 시민이라면 당연히 투표해야죠. 소중한 기본권인데 안 쓰고(행사하고) 묵힐 수 있나요.”

지동시장과 매산시장에서 20년 가까이 야채 장사를 했던 김 씨에게 한 달 수입이라고는 지난해 10월 이후 동사무소로부터 지급받는 보조금 16만원과 폐지 수거로 모은 2~3만원이 전부.

월세 20만원에 한달 약값 10만원, 그리고 한번 맞을 때마다 1만원 이상이 드는 주사비용까지, 김 할머니의 살림은 주름살이 더해지고 있다.

10년 넘게 골수염과 관절염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김씨는 2주 전부터 관절염 통증이 심해져 거동조차 힘들어 용돈이라도 벌기 위해 시작한 폐지 수거는 그나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절염으로 인한 고통과 하루하루 어려운 살림살이 속에서 김 할머니의 작은 소망은 몸 상태가 호전돼 예전처럼 시장에서의 활기찬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서는 기자에게 김 할머니는 단순하지만 소중한 이치가 담긴 말을 들려줬다. 어쩌면 그 말은 김 할머니 개인뿐만 아니라, 이번 지방선거에 당선된 후보자들에게 주는 메시지와도 같았다.

“베푼 대로 돌아오는 거야. 평소에 많이 베풀고 덕을 쌓아야지, 자기가 뿌린 씨앗은 반드시 나중에 자신에게 돌아오게 마련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