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주택건설 등에 관한 규정’ 조항 검토를 충실히 하지 않아 민원인들의 혼란과 불신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다.
최근 영통 아이파크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레미콘, 철강공장 등 산업시설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 등에 대비한 방음ㆍ방호시설인 수림대 설치 민원을 제기해 왔다.
이에 대해 시는 주택건설 등에 관한 규정 중 9조 3항의 ‘공동주택과 산업시설물 이에 다른 시설물이 있을 경우 수림대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단서 조항을 들며 시설 설치에 대한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시는 민원인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해당 규정의 9조 3항의 단서 조항이 2001년 4월 30일에 폐기됐다고 판단, 수림대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청 건축과 관계자는 “관련 법조항의 개정 혹은 폐기 여부에 관해 애매한 상태였다”며 충분한 규정 검토가 미비했음을 일부 인정했지만, 문제는 주택건설 기준 규정의 9조 3항이 신설된 1993년 9월 27일 이후 한번도 개정되거나 일부 폐기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관련부처인 법제처에 문의한 결과, 법령총괄담당실 관계자는 “총 35건의 ‘주택건설 등에 관한 규정’ 개정연혁을 살펴봐도 9조 3항이 신설된 이후 개정되거나 일부 폐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2001년 4월 30일자 정부 관보(官報) 19페이지엔 해당규정 중 9조 3항에 대한 개정 혹은 폐기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다른 관련부처인 건설교통부 역시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절대로 해당 규정이 개정되거나 일부 폐기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렇다면 수원시가 해당 조항이 일부 폐기됐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시청 건축과 관계자가 제시한 ‘주택사업 관련 법령집(대한주택건설협회, 2006년 4월 발간)’에는 해당규정의 9조 3항 중 ‘다만, 다른 시설물이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란 단서 조항이 빠진 채 수록돼 있었다.
시가 관계부처에 제대로 문의만 했었어도 수림대 설치 민원에 대한 기존의 답변이 일정 부분 적법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지만 스스로 이를 저버린 결과가 됐다.
결국 미숙하고 부실한 법 조항 검토로 인해 관공서의 업무에 대한 공신력 저하는 물론, 민원인들의 불신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