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전에서 기적 같은 동점골을 성공시켜 다시 한번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는 박지성의 선수로서의 성장과정을 지켜본 고교 은사들은 소탈하면서도 성실했던 박지성의 옛모습을 떠올리며 흐뭇해했다.
2, 3학년때 담임을 맡았던 수원공고 이기홍(44) 교사는 "지성이는 프로선수가 되고 난 뒤 모교를 찾아와도 아이들과 함께 운동장에서 뛰어주고 운동장에 널려 있던 공 수십개를 같이 주울 정도로 소탈한 면모를 지녔다"고 귀띔했다.
이 교사는 또 "지성이는 말이 없고 수줍음이 많은 타는 편이었지만 전지훈련을 다녀오면 작은 기념품이라도 담임선생에게 내밀던 잔정이 많은 녀석이었다"며 "지금도 지성이가 제주도에서 사다준 돌하루방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자랑했다.
박지성을 오늘의 영웅으로 키워낸 수원공고 축구부 이학종 감독에게 1996년 박지성과의 첫 만남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 감독은 "키가 165㎝밖에 되지 않아 체격조건이 나빴지만 천부적인 지구력을 갖춘데다 축구에 대한 '머리'가 있어 클 가능성이 있는 재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기억 속의 박지성은 욕심 많은 '악바리'로 남아있다. 다른 동료 선수들이 숙소에서 쉬는 동안에도 어두운 운동장 한곁에서 혼자 공을 갖고 씨름하던 박지성의 모습을 이 감독은 지금도 후배 선수들에게 자주 이야기한다고 한다.
이 감독은 박지성이 체격조건이 좋지 못하다는 이유로 대학진학시 어려움을 겪었던 일을 떠올리면 한국축구계의 선수를 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다.
그는 "대학감독들이 선수선발에 아직도 체격조건을 너무 강조하는데 우리 축구가 세계수준을 따라가려면 지성이처럼 체력이 좋고 공에 대한 순간적 판단력이 좋은 선수를 많이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