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태극기 뽑아 "대~한민국"

토고전ㆍ프랑스전 뒤 수원시내 가로수 5천650개 없어져각 구청 "도난 아니라 '애국심의 발로'"라며 용서

월드컵 축구 토고전과 프랑스전이 끝난 뒤 수원시내 가로수와 구청에 설치돼 있던 태극기 5천650개가 없어졌다.

그러나 각 구청은 '시민들이 응원 목적으로 가져간 것인데 도난이라고 할 수 없다'며 시민들을 비난하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21일 수원시내 4개 구청에 따르면 팔달구청의 경우 시민 수만 명이 모여 응원을 벌인 수원월드컵경기장 주변을 비롯해 관내 가로수에 설치된 1천800개 태극기중 1천200개가 토고전과 프랑스전 직후 없어졌다.

영통구청이 인계동과 매탄동 등 시내 중심가 주변 가로수에 설치한 태극기 1천800개중 두 차례 한국팀의 경기가 끝난 뒤에도 남아있던 것은 500개에 불과했다.

1천400개 태극기중 1천200개 태극기가 사라진 장안구청의 경우에는 구청 앞 국기봉에 달려있던 대형 태극기도 감쪽같이 없어져 구청이 새로 구해 달아야 했다.

권선구청도 관내 2천100개 태극기중 1천950개가 한국팀의 경기가 끝난 뒤 사라졌다.

이처럼 한국팀의 예선경기가 끝난 뒤 수원시내 구청과 도로변에서 사라진 태극기는 총 5천650개로 개당 구입비가 3천여원임을 감안하면 총 1천695만원 어치가 없어진 셈이다.

각 구청에서는 응원에 나선 시민들이 너도나도 길가 가로수에 설치된 태극기를 빼들고 응원을 했기 때문으로 짐작하고 있다.

각 구청은 추가로 예산을 편성해 태극기를 다시 구입해야 함에도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하기 위해 쓰인 것인데 누굴 탓하겠느냐, 2002년 월드컵 때도 그랬다"며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모 구청 총무과 관계자는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하려고 가져간 것인데 어쩌겠는가, 도둑질한 것이 아니라 '애국심의 발로'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원시내 4개 구청은 태극기 도난이 재연될 것을 염려해 한국팀의 나머지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없어진 태극기를 채우지 않고 다음달 제헌절을 앞둔 시점에 재설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