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포럼] 문화유산에 대한 우리의 정서

글/ 김동훈(건축사ㆍ홍익대 겸임교수)

▲ 김동훈(건축사ㆍ홍익대 겸임교수)
지난 5월초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의 서장대가 한 취객의 방화에 의해 어이없게도 소실되는 불행한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선거철이어서 그런지 많은 정치인과 관계자들이 새벽부터 방문, 재발 방지 및 조속한 복구에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
 
필자는 1년 전 강원도 낙산사 화재를 기억하고 있다. 그 때도 여러 관계자가 화재 방지에 대한 의견을 많이 편 것으로 기억한다. 1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화재 방지에 대한 묘책이 없었던 것일까? 서장대 화재 후 수원시는 발빠르게 시민의 손으로 화성을 지키자는 의도로 ‘화성지킴이’라는 자원봉사 단체를 출범시켰다.

참 좋은 발상이라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분들이 온종일 문화재만 지키고 계실 수는 없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 사람의 도둑을 열 명이 못 지킨다’는 말이 있듯이.

▲‘문화유산의 중요성’ 교육 철저히 해야

물리적 예방책을 찾기보다는 병행해서 문화유산이 얼마나 중요하고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가져다주는지에 대한 교육이 더욱 중요하다.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서부터 우리의 문화재, 문화유산에 대한 우수성을 좀 더 적극적으로 가르쳐 국민 모두가 정말 자기가 가지고 있는 보물을 다루듯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 과정을 보면 국사 과목이 중ㆍ고등학교 사회과목 안에 포함돼 있다. 국사 과목은 당연히 독립된 과목으로 초등학교에서부터 최고 학부까지 있어야 한다.

글로벌 시대의 경쟁력중 하나가 전통성이다.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없는 교육 정책이 정말 옳은 것인지 우리는 반성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독도 망언을 그저 감정적 차원에 대처할 것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에 대한 상당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의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

이런 교육이 있었다면 아마 술을 먹고 우리의 세계 문화유산인 서장대에 들어가 방화를 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혹 우리는 그동안 큰 일이 일어나고 난 다음 호들갑을 떨고, 전시 행정 위주의 편의주의로 단기 계획만을 세우지는 않았는지 되짚어 보아야 한다. 문화재 지킴이도 좋고, 처벌 위주의 정책도 좋지만 그보다 시민 모두가 참여하고 공감하는 정신적 공감대 형성이 더욱 중요하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분명 서장대는 국가의 예산으로 잘 복원되리라 믿는다.

▲ 소실된 ‘서장대’ 복원 수원시민이 나서자

하지만 우리는 왜 서장대 복원에 있어서 강 건너 불구경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무감각해진 것일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우리 수원 시민 모두가 한 푼 한 푼 정성어린 성금으로 서장대 복원을 제안한다.

물론 돈 많은 기업이 거액을 성금으로 내거나 행정관서의 예산을 가지고 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우리 수원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금을 통해서 서장대가 다시 탄생한다면 모금 과정에서 수원 시민 모두에게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갖게 될 것이고 또한 서장대에 대한 애정도 가지게 되지 않을까? 문화재를 국민 모두 자기 자신의 보물로 인식하는 날 우리의 문화유산도 가치가 더욱 빛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지식 정보화의 세계에 살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수많은 정보가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게 할 수는 있겠지만 수백, 수천 년 동안 쌓인 선조의 지혜를 통해 얻는 가치는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흔히 말하듯 굴뚝 없는 공장의 자산은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우리 모두 가슴 속에 자신의 보물을 하나 둘씩 가져보자.